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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하늘이 찌뿌둥하다. 날씨를 체크해보니 비가 오진 않는단다. 짐을 내놓고 데미르와 인사를 한다. 정말 잘 먹고 잘 쉬다 간다. 이제 내륙으로 들어간다. 1,500m 정도 오르고 1,000m 고도 내외로 형성된 길이 앙카라까지 이어질 것 같다.

해안도로 안쪽으로 들어가자마자 엄청난 경사의 오르막이 나타나 자전거를 끌고 올라간다. 그리고 좀 더 달리니 비포장 시골길이 나타난다. C 13-1큰 길이 아닌 짧은 거리를 선택한 것이긴 하지만 갑작스런 비포장 길이 당황스럽다. 얼마 되지 않는 거린데 해안과 딴판으로 완전 시골 동네 분위기다. 그 길을 한 시간 정도 달리니 큰 도로와 만난다. 큰 도로도 노면이 그리 좋지 못하다. 도로가 물가 비싼 만큼 받쳐주질 못하는 군.

한 식당 앞에 서서 첫 식사를 한다. 어제 밤에 스파게티로 도시락을 만들어 왔다. C 13-2다 떡 져버린 상태지만 그런대로 먹을만하다. 좀 큰 용기지만 반 이상은 먹을 줄 알았는데 1/3만 먹었는데 배가 찬다. 자전거를 타면 위가 자동으로 위축되는 것인가?

다시 달린다. 오르막이 계속될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다. 700m에서 200m 정도 위 아래로 왔다 갔다 한다. 예상이 틀려 이 상태가 유지되길. 길은 좋아졌다. C 13-3그리고 별 사건 없이 계속 달린다. 주변 풍경은 특별할 게 없다. C 13-4

해질 무렵 주유소를 하나 지나친다. 그리고 한 동안 주유소가 나오지 않는다. 구름에 가려 달빛도 없고 가로등도 없는 깜깜한 도로를 달리는 게 쉽지 않다. 평지 길도 아니니 지나가는 차의 불빛을 보고 경사를 예측할 수밖에 없다. 이상하게 밤에 달리면 거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시야가 짧아 속도를 줄이기 때문일 거다. 그렇게 2시간을 달리니 주유소 하나가 나온다. 텐트를 치고 화장실에서 샤워를 한다. 바람이 쌀쌀했는데 샤워는 할만하다. 8월인데도 구름만 끼면 서늘해서 땀을 많이 흘리면 추울 정도다. 텐트 속에서 남은 스파게티를 먹는다. 어젯밤 귀찮음을 무릅쓰고 만들어오길 잘했다. 있으면 다 먹게 된다.

늦게까지 달려서 거리가 좀 나왔다. 280km 남았는데 이틀에 끊어볼까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