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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어제 늦게까지 오르막을 올라서 그런지 허벅지가 뻐근하다. 몸에 전체적으로 피로가 쌓여 있는 느낌이다. 마지막 남은 스파게티를 먹어 치우고 출발한다.

오늘은 날이 아주 화창하다. 구름 한 점 없는 완전 푸른 하늘보다 군데군데 구름이 있는 푸른 하늘이 보기엔 더 좋다. C 14-2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이 정도 오르막이 기점이었으면 좋겠다는 희망과 다르게 슬금슬금 고도가 올라가더니 1,200m를 찍는다. 그리고 쭉 다운. 그리고 다시 오르막. 갈지자 길이 아닌 쭉쭉 뻗은 도론데도 세속 오르락 내리락 하는 쉽지 않은 길이다. C 14-1터키의 인구는 죄다 대도시나 해안가에 몰려 있는지 주변엔 아무것도 없다. 맑은 날씨 덕에 풍경은 좋은데 너무 심심하다. C 14-3

생각보다 속도가 더뎌서 내일 도착하겠다는 생각은 접고 천천히 달린다.

주유소가 그나마 쉴 수 있는 곳이라 멈춰 과자 부스러기 좀 먹고 평상에 누워 잠깐 존다. 자고 일어나니 열라 달리기 싫다. 200km만 남겨놓고 멈춰야겠다.

다시 긴 오르막이 시작돼 끙끙거리며 오른다. 오르막이 끝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오랜만에 한 아저씨가 손짓한다. 아저씨가 차를 타 준다.

C 14-4

해가 지려면 두 시간 정도 남았지만 200km가 남은 지점이고 오늘따라 몸이 무거워 여기서 멈추기로 하고 아저씨에게 묻고 텐트를 친다.

고도 1,000m 지점이라 그런지 바람이 꽤 쌀쌀하다.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은 없는데 추워서 하기도 힘들어 대충 땀끼만 물로 닦아내고 텐트 속으로 들어온다. 가게가 없어 빵을 못 샀다. 배가 고프다. 데미르네서 너무 잘 먹어 위가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듯 하다. 이틀만 참자 요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