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자고 일어난다. 어제 아줌마가 줬던 케잌으로 아침을 먹고 늘어진다. 덥다. 방에 가만히 있어도 덥다. 여기 오는 동안 좀 피곤해서 오늘은 빨래나 하고 그냥 쉰다.
테라스 기둥에 큰 달팽이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청량리에 있는 맛있는 골뱅이 집이 떠오른다. 저것도 삶으면 얼추 비슷한 모양이 나올 것 같은데 먹어도 될지 안 될지로 고민을 좀 한다. 그러고 보면 우렁이니 다슬기니 비슷한 것들을 먹긴 하지만 달팽이는 안 먹는다. 프랑스에서 먹는 달팽이는 식용으로 따로 키우는 거라 들었는데 일반 달팽이는 어떤지(아는 분 있으면 코멘트 달아주세요)…
아틸라가 내 여행에 관심이 많아서 노트북을 들고 식당으로 간다. 사진도 보여주고 비디오도 보여준다. 특별할 것도 없는데 질문이 많다. 질의응답 시간이 지나고 저녁을 준비한다. 이 식당의 주 메뉴인 생선 커틀렛. 배가 고프던 차에 오랜만에 생선을 먹으니 맛있다. 여행 중엔 언제 먹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물고기가 육지 동물보다 훨씬 많을 텐데 생선을 즐기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나도 고기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생선이 고기를 대체하면 지구온난화에도 도움이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밥을 먹고 좀 쉬다 동네를 둘러본다. 여긴 특화된 휴양지일 뿐이다. 대부분 중년 부부들과 가족단위인데다 독일사람들이어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차분하다. 왜 이렇게 독일 사람이 많은지 물으니 관계가 좋단다. 터키는, 정확히 오스만 투르크 시절 때 독일, 오스트리아와 같은 편으로 1차 세계대전을 벌였다. 그때 패전국이 돼서 오스만 투르크가 끝나고 터키 공화국이 들어선 거다. 어쨌든 전쟁에선 졌지만 같은 편이었어서 좋은 관계가 유지되고 있고, 터키 여행을 개발한 첫 여행사가 독일에 소개를 많이 해서 그렇단다.
바닷가에 가서 발을 담그니 수온이 적당해 물속에 들어간다. 바다에 누워 보름달을 바라보고 있으니 좋다. 밤에 수영을 하면 언제나 R.E.M.의 ‘Nightswimming’이 흥얼거려진다. ‘Nightswimming deserves a quiet night….’ 좋은 노래다.
집에 가서 샤워를 하고 다시 식당에 가서 축구를 본다. 보고 싶은 챔피언스리그 매치가 있는데 여긴 다 독일팀 경기만 보여준다. 씨…
식당이 끝나고 아틸라 친구들과 노닥거리며 나리길래를 핀다. 이란에선 그냥 돌려 피는데 터키에선 따로 개인용 필터라고 해야 하나 흡입기구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개인용을 이용한다. 나이길래를 피고 집으로 돌아온다.
'Production[Story] > S#24. Turkey' 카테고리의 다른 글
C#39. 안탈리야 (9월15일 am10:00 ~ 9월16일 am2:30) (1) | 2011.10.05 |
---|---|
C#38. 가족 식당 (9월14일 am11:30 ~ 9월15일 am3:00) (2) | 2011.10.05 |
C#36. 휠 교체 (9월12일 am7:00 ~ 9월13일 am3:30) (1) | 2011.10.05 |
C#35. 죽것다 (9월11일 am8:00 ~ 9월11일 pm11:00) (0) | 2011.10.05 |
C#34. 작은 모스크 (9월10일 am9:30 ~ 9월10일 pm10:30) (0) | 2011.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