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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일어난다. 짐을 챙겨 나온다. 자전거에 페니어를 장착하려는데 앞 짐받이가 부러져있다. 짜증. 방글라데시 넘어오기 전에 새로 구입한 게 벌써 이 모양이라니. 구하기도 힘든 앞 짐받이. 그것도 임시방편으로 대처하기 힘든 부분이 부러졌다. 자전거 악세사리 용품들은 죄다 너무 약하다. 당장 출발해야 하니 우선 테이프로 돌돌 감는다. C 22-1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 비크람에게 인사를 하고 나온다.

여행자 지역에 가서 밥을 먹고 카우치서핑 메세지를 확인한다. 연락이 온 친구 중 하나를 골라 전화번호와 주소를 적는다. GPS에 그 주소를 찍으니 202km 거리다. 이틀 내 도착하자면 힘들게 달려야 할 것 같아서 3일을 생각하고 여유 있게 페달을 밟는다. 그래도 잠깐 휴식을 취했다고 몸이 한결 가볍다. 다음 목적지가 멀지 않은 것도 한몫 한다.C 22-2

아그라를 벗어나고 새로운 도시에 진입한다. C 22-3델리는 큰 도시이고 주변에 위성도시들도 많은 것 같다. 주변 모습은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차들이 깨끗해지고 사람들의 옷차림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제 인도 전통의상인 사리가 아닌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의 여자들도 보인다. 그리고 꼬맹이들만 우리 자전거에 관심을 보인다. 도시 문화가 반갑다. 뭐든 상대적이어서 도시 사람들은 시골을 그리고, 시골사람들은 도시를 그린다. 우린 너무 오랫동안 시골사람이었다. 델리에 도착하면 익숙한 도시문화를 즐기고 싶다.

한 휴게소에서 멈춘다. 이틀 동안 한국음식 비슷한걸 먹었더니 커리의 짜빠띠가 그립다. 그 따위 것이 그립다니… 이랬다 저랬다 내 혀는 참 간사하구나. 도시와 가까워져서 물가가 올라간 건지, 사기가 심해진 건지 밥 가격이 비싸다. 밥을 먹고 한쪽 구석에 텐트를 친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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