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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키산 아저씨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먹거리가 떨어져 시장에 간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시장에 나온 김에 식사 대접을 할 재료들을 산다.    이번엔 김밥이다. 김밥을 만들어 보여주면 ‘스시'라고 할 게 뻔하지만 이건 우리꺼!라고 설명해주면 된다. 김도 비싸고 단무지, 햄도 비싸다. 김은 대체할 게 없어 그냥 사고, 단무지는 피클로, 햄은 고기로 산다. C 34-2

처음 장을 볼 때는 눈 여겨 안 봤는데 이곳에서 파는 한국 식재료들은 유통기한이 지난 게 많다. 특히 단무지는 손으로 누르면 바로 으스러질 정도다. 저번에 산 고추장도 유통기한이 지난 거였다. 고추장에 유통기한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이번엔 유통기한을 잘 보고 구입한다. C 34-1

집에 돌아와서 간단하게 밥을 차려먹고 다시 인터넷 질을 한다. 비행기 예약을 해야 하는데 환율이 떨어지는 추세라 좀 더 지켜보기로 한다.

사 온 돼지 고기를 손질한다. 고기를 뼈째 잘라 줘서 뼈 발라내는 게 일이다. 채식주의자가 사는 집 부엌에서 고기를 손질하는 게 눈치가 좀 보인다. 물어보니 태어나서 한번도 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한번 먹어보라 하니 죽을지도 모른다며 웃어넘긴다.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즐기는데 한번 먹어 보고픈 호기심이 안 생길까 궁금하다. 방글라데시부터 인도까지 오면서 채식주의자를 많이 봤는데 신기하게도 채식주의자들 중에 비만인 사람이 많다. 채식에 대한 나의 무지가 그런 의구심을 들게 하는 것이겠지만 신기한 건 신기한 거다. 단백질 과다 섭취로 통풍에 걸린 나에게는 채식주의자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그 맛난 걸… 어쨌거나 고기는 우리만 먹는다. 그건 좋다. C 34-3

이번엔 양념 없이 그냥 소금에 후추만 뿌리고 구웠는데, 고기에서 약간 암모니아 향이 난다. 시장에서 파는 거 보면 그냥 밖에 내놓고 파는데, 돼지고기 먹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하루에 다 팔릴 일은 없을 듯 하고, 그 사이에 약간 숙성이 된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아물렴 어떠리 오랜만에 먹는 상추쌈이 그저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