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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이제 슬슬 이곳에서의 체류가 지겨워지기 시작하고 있다. 아무리 힘들고 할 일이 많이 쌓여도 일주일을 한 곳에서 머물면 일 처리도 끝나고 몸도 떠나길 원한다. 하지만 한국으로부터 물건을 받아야 하고, 그 뒤로 예약한 비행기 예약 날까지 2주는 더 머물러야 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새로 나온 음악을 찾아본다. 인터넷 연결이 빠르지 않은 관계로 새로운 밴드 발굴은 다음으로 미루고 기존에 즐겨 듣던 밴드의 새 앨범이 나왔나 본다. 올 초에 나온 마그네틱 필즈의 새 앨범, 아케이드 파이어의 새 앨범, 아이고! 고탄 프로젝트도 새 앨범을 냈었군. 좋아하는 여행을 하는 대가로 좋아하는 음악을 놓치고 영화도 놓치고 있다. 좋아하는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인지…

우릴 초대했던 키산 아저씨는 요즘 일이 바쁜지 얼굴보기가 힘들다. 가정이 있는 집에서 가장 격인 남자가 카우치서핑 호스트를 하면 그의 아내는 그냥 받아주는 게 보통이다. 근데 남편이 손님을 부르지만 아내가 자잘한 걸 챙겨야 해서 아내까지 두 손 벌려 환영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지금 우리처럼 체류가 길어지면 더 그렇다. 저녁은 항상 한 상을 차려 같이 먹었는데 오늘은 따로 먹었다. 이렇게 되면 슬슬 눈치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들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염치없는 건 우리니까. 다른 호스트를 찾아가고 싶은데 한국에서 물건을 이곳으로 보내서 떠날 수가 없다. 분위기 전환 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C 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