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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김밥을 만든다. 키산 아저씨는 여전히 몸 져 누워있지만, 계속 기다리다간 재료가 상하겠다. 재료들을 볶고 무친 다음 김을 꺼내 만다. C 36-1밥이 많이 펼쳐지지 않는 게 김이 좀 작은 느낌이다. 돌김처럼 두꺼워서 잘 말리지도 않고 붙지도 않아 모양이 영 안 나온다. 두 줄은 고기를 빼서 베지테이언 용으로 나머지 여덟 줄은 우리용으로 만든다. C 36-2그 동안 다른 나라 친구들이 음식을 만들어 내면 아저씨는 잘 먹는데, 아줌마는 별로 먹지 않았다. 두 줄도 좀 많다. 역시나 아줌마 친구가 와서 두 줄 갖다 주니 네 개만 달라고 한다. 여섯 개 주고 우리가 다 먹는다. 세 명이서 9줄을 먹었는데 배가 적당히 차는 것 보니 김이 작긴 했나 보다. C 36-3맛은 그저 그랬다. 우선 피클은 단무지의 대용으로 부적합했다. 단무지 없는 김밥은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음을 알았다. 고기도 햄의 대용으로 썩 만족스럽지 모했다. 그건 유독 이곳 고기 맛이 그리 좋지 않아서 인듯하다. 식감만 고기지 고기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양념해서 제육을 해 먹을 땐 잘 몰랐는데, 그냥 구워먹을 때랑 오늘 김밥에 넣은 거 맛을 보면 싼값 하는구나 싶다. 내가 고기를 잘못 골랐을 수도 있겠다.

밥을 먹고 다시 늘어짐 모드. 저녁에 축제 마지막을 장식하는 행사를 보러 가려 했는데 귀찮아서 가지 않기로 한다.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왔다 갔다 하는 게 영 번거로운 게 아니다. 게다가 수만 명이 모인다 하니 멀리서 바라보면 멋진 광경이겠지만 그 속에 있으면 짜증이 장난 아닐 거다. 특히 이곳 같은 무질서 왕국은 더 하겠지. 그냥 집에서 받아놓은 소설이나 읽으며 하루를 보낸다.

월요일이나 화요일쯤에 한국에서 보낸 물건이 올 거다. 받으면 빨리 움직여야겠다. 몸이 찌뿌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