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의 나무그늘이 있어 텐트가 더워지지 않아 늦게까지 잘 잤다. 텐트를 접고 출발한다. 5km정도 달린 후 아침으로 케밥을 먹는다.
다시 오르막이 나타나는데 낮은 경사각이지만 꽤 오랫동안 지속된다. 40~50분 정도를 오르고 나니 내리막이 시작되는데 정말 오랫동안 이어진다. 거의 30km정도를 내리막만 신나게 달려서 목적지인 타브리즈에 도착한다. 타브리즈도 꽤 큰 도시다. 카우치서핑 친구네 집이 서쪽 맨 구석이라 도시에 진입하고도 한참을 달려 친구네 집에 도착한다.
집 앞에서 전화를 하니 다른 서퍼와 같이 있다며 잠시만 기다리라 한다. 잠시 후 친구 '마디'가 온다. 집에 들어가니 집안에 온통 카펫이 깔려있는 좋은 집이다. 인상 좋은 어머니가 마실 것을 주고, 점심을 차려준다. 짐을 풀려 했으나 먼저 터키에서 온 서퍼와 내일 북쪽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오늘만 가능할 거라 한다. 귀찮지만 오늘만 여기서 자고 내일 다른 곳으로 옮겨야겠다.
우선 차려준 밥으로 배를 채운다. 몸을 좀 추스른 후 뒤뜰로 간다. 오랫동안 자전거를 안 타서 제 색깔을 찾은 피부가 다시 새까매졌다.
뒤 뜰에 늘어져 깔리욘과 차를 마시며 노닥거린다.
이란에선 살구씨를 쪼개서 안에 있는 걸 먹는데 맛이 괜찮다.
축구얘기도 하고 여행얘기도 하며 노닥거리다 밖을 나선다.
세 번 택시를 갈아타고 번화가에 가니 먼저 왔다던 터키 친구와 마디의 친구들이 우릴 반긴다. 그 친구들과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노닥거린다.
제일 유명한 곳인지 차며 사람이 꽉 차있다.
해가 진후 마디의 친구들은 집에 가고 마디와 터키 친구 샤르칸과 함께 큰 공원에 간다. 테마파크와 엮여있는 공원인데 여기도 사람이 꽉 차있다. 이란에선 여기저기 돗자리를 깔고 밥을 먹고 있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제서야 깨달은 건데 그렇게 밥을 먹고 있는 사람이나 늦은 시간에도 거리마다 사람이며 차가 북적이는 이유는 아마도 술집이 없어서인 것 같다. 우리나라 유흥가에서 술집에 있는 사람들이 다 밖으로 나오면 여기처럼 북적일 것이다.
공원구경을 마치고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아무래도 터키 친구는 여기 사람과 비슷해서 내게 시선이 많이 쏠려 다른 테이블과 어울리기도 한다.
타브리즈가 터키와 가까워서인지 이곳에선 파르시가 아닌 터키어가 메인 언어다. 근데 터키친구 말로는 20%정도 밖에 이해가 안 간다고 한다. 아마 같은 언어로 시작했어도 다른 알파벳을 사용하면서 생긴 차이가 아닌가 짐작해본다.
동네 구경 잘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주머니도 좋고 마디도 좋은데 내일 바로 떠나야 해서 아쉽다. 사실은 귀찮은 게 먼저다. 타브리즈도 경사진 도시라 자전거로 이동하는 게 만만치 않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좋은 호스트를 만나길 기대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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