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Plan Korea
Columbia
Scott

Cast 4톈진에서 우릴 공안에게서 구출해 주시고 따뜻한 잠자리와 식사를 대접해 주신 한국 식당 [한가위]의 가족 분들. 어머니가 사진에 없어서 아쉽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은주씨 꼭 메일을 남겨 주세요…)

반응형

'Pre-Production > Ca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vid Barrionuevo  (0) 2009.10.01
이경호 님  (0) 2009.10.01
박제홍, 송민희 님  (0) 2009.10.01
김유진 님  (0) 2009.10.01
김주용 님  (0) 2009.10.01

남의 집 안방에서 편히 잤지만 어제의 피로감 때문에 컨디션이 엉망이다. 하루 더 머물렀으면 좋겠지만 그냥 출발하는 게 적응을 위해 좋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어제 우리를 구해주시고 잠까지 재워 주신 아주머니는 엄마처럼 걱정을 해주시며 돌솥 비빔밥과 50위엔을 찔러주신다. C 4-2감사하기가 이를 때 없다. 정중히 인사를 드리고 출발. C 4-1

베이징까지는 109km. 이틀에 걸쳐 갈 계획을 세운다. 쭉 이어진 평지 길은 일정한 속도로 달리기 알맞다. C 4-3그렇게 서너 시간을 달리는 데 마냥 평지 길도 그리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지루한 건 둘째치고 같은 자세, 같은 속도로 달리다 보니 같은 근육에만 무리가 가서 쉽게 피로가 쌓인다. 그래도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되는 것 보단 낫다. 오르막을 잘 오르는 효일이는 이런 길이 더 싫은가 보다. 달리면서 주위를 보면 지저분한 하천 사이에 옥수수 밭이 널려있다. 중국산이 안좋은 건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문제인 듯하다.

일정한 속도로 계속 달리니 생각보다 빨리 베이징에 들어와 버렸다. 텐트 칠 곳이 마땅치 않아 내일 만나기로 한 누나의 옛 직장 상사 분에게 연락을 한다. 약속을 잡지만 베이징이라는 도시가 워낙 거대해 길을 헤맨 끝에 9시30분이 돼서야 만난다. 퉁명한 목소리와 다르게 친절히 대해주셔서 고마웠다. 한국식당에 데리고 가서 푸짐하게, 굶주린 우리가 남길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음식을 시켜주시고, 직접 호텔도 잡고 계산까지… C 4-4매일같이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는다. 모두 갚아야 할 빚. 하루 125km를 달렸더니 무척이나 피곤하다. Couchsurfing을 이용하고 싶은데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다. 18명에게 연락을 했으니 내일은 기대 한번 해도 될라나…  

반응형

일어나 기지개를 켜로 밖으로 나오니 공원 저 만치에선 TV로만 봤던 태극권 무리들이 수양을 하고 있다. C 3-2정말 중국이군. C 3-1

짐을 싸고 다시 출발. 어제 말을 듣지 않았던 GPS가 오늘이라고 말을 들을 리 없다. 지도 자체가 잘못된 지도인 듯 하다. 그렇게 고속도로 입구로 갔다 백. 헤매고 있다가 길에 있던 어떤 아저씨에게 통하지도 않는 말로 물어 물어 간 길은 세상에 먼지는 다 있는 듯한 도로다. 그 길 주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용하다. 한참을 그렇게 가다 조금 큰 도로를 마주친다. 그 도로가 계속 이어질 것 같아서 밥을 먹으러 그 먼지 통에 있던 시장으로 들어간다. C 3-3시장의 위생상태가 말이 아니지만 우리의 허기도 그에 못지 않기에 구석에 있던, 그나마 먼지의 영향이 덜한 식당에 들어간다. 당연히 메뉴는 모두 한문. C 3-4아는 한자를 총 동원해 음식을 시켰다. 당연히 샹차이는 빼고… 걱정을 했지만 음식 맛이 괜찮다. C 3-5여기서 괜찮다는 것은 이질감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느끼한 맛은 어쩔 수가 없어 시장 통에서 복숭아를 사 먹는다.

톈진의 중심으로 출발. 길은 아주 잘 닦여 있지만 먼지 또한 아주 많다. 레인 커버가 방진 커버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떤 역할이든 잘 하면 된다. C 3-6꾸역꾸역 텐진 시내로 들어와서  Couchsurfing(서로 잠자리를 제공해주는 인터넷 여행자 커뮤니티)을 통해 연락된 사람에게 전화를 하지만 오늘은 힘들겠다고 한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베이징 쪽으로 한 걸음이라도 더 가기 위해 서쪽으로 향한다. 인터넷으로 베이징에 있다던 누나 직장 상사 번호도 알아낸다. 중국에서는 티스토리 접속이 안 된다. 젠장! 어쨌든 서쪽으로… 거의 텐진 외관으로 다다랐을 땐 해가 늬엇늬엇 지고 있다. 체인점 인 듯한 ‘이선생' 집에서 닭고기 육수 베이스인 국수를 먹는다. 역시 먹을만하다.C 3-7배도 찼겠다 잘 곳을 마련하자. Police라는 표시를 보고 국내여행을 생각해 무작정 들어가 텐트를 칠 수 있냐고 묻는다. 사건은 여기서 시작된다. 호의 있는 웃음으로 우리를 맞이한 공안은 통하지도 않는 말로 우리의 의중을 알아차린 듯 했지만, 윗 상사와의 말이 진행되면서 일은 점점 꼬인다. 여권이 왔다갔다하고, 사진을 찍으려 하고, 급기야는 어디서 한국 식당 주인 아줌마를 대동해 와서 통역을 시킨다. 하룻밤 잘 수 있냐는 물음에 각종 신분 조회를 동원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더니 결국 안전을 위해 어느 호텔에서 자기를 요구한다. 하룻밤 400위엔의 숙소. 우리는 하루100위엔 여행자다. 아주머니가 보증을 서기로 하고 데려가겠다는 다짐도 안 된다고 우기더니 아주머니의 설득으로 결국 그렇게 해결. 큰 실수를 한 셈이다. 이 놈의 공안들.

아주머니의 식당으로 간다. 주인 아저씨도 부담없이 받아주신다. C 3-8그렇게 영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다 그 분들의 집으로 간다. 감사할 따름이다.

난 애국자도 아니고 우리나라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동포라는 사실로 이런 이유 없는 친절을 받게 되면 자연스레 나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된다. 나는 결국 한국인이라는 사실. 그게 무척이나 자랑스럽다고 말 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부끄러운 사실은 아니라는 것. 이런 근본적인 정체성을 못난 대통령 때문에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음… 적은 내부에 있었군.       

반응형

일어나서 아침을 맞이하려는데 론리를 보고 있으려니 다시 졸음이 온다. 할 일도 없고 해서 다시 잠을 잔다. 12시쯤 일어난다.

효일이가 포스팅을 다 했는지 잠을 자고 있다. 노트북을 켜고 미루고 있었던 블로그 포스팅을 한다. 배는 점점 중국에 도착하고 있다. 안내 방송 소리가 잦아진다. 짐을 정리하고 나갈 준비를 한다. 짐도 많고 자전거도 있어서 제일 늦게 나간다. 입국 과정은 출국 때와 마찬가지로 짐 풀고 묶기를 수 차례 한 후에야 통과가 된다. C 2-1중국에 온 것이다. 첫 느낌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방 항구 도시에 온 느낌. 단지 중국집이 무척 많다는 거. 자전거 인구가 많아서 인지 자전거를 고려한 넓은 갓길이 잘 조성돼 있다. 하지만 새로 만든 길인지 GPS가 길을 찾지 못한다. 도로의 먼지는 한 가득, 자동차 경적은 너무 하리만치 울려댄다.

길을 찾지 못해 한 동안 빙빙 돌다 해가 저물 때가 되어 근처 공장 뜰에 텐트를 쳐 볼까 싶어 물어보지만 언어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다. 남감해 하고 있던 차에 한 아저씨가 다가 온다. C 2-4“May I help you?” 반갑지만 역시나 소통이 힘들다. 결국 아저씨는 “Follow me!”를 외치고 차를 탄다. 그렇게 차를 쫓아 30분 정도를 달리니 도착한 곳은 어느 공원. 아저씨(왕쉬어롄)에게 인사를 하고 공원을 둘러보는데 화장실이 없다. 고로 세면대도 없다. 우선 밥을 먹기로 하고 아파트 단지 근처로 가서 꼬치집 발견. C 2-2오늘 하루 먹은 것이 없어 푸짐하게 시키고 첫날을 기념해 맥주도 한 병씩. 맛난 600ml 맥주가 병당 3위엔이다. 우리나라 맥주가 제일 맛없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C 2-3공원으로 돌아와 한적한 곳에 텐트를 친다. 이곳에 텐트를 쳐도 되는지 모르겠다. 어쩔 수 없으니 그냥 치는 수 밖에… 그 과정에서 많은 모기들이 달려든다. 중국 모기를 비겁하게 도망치지 않는다. 엥~ 소리도 없이 팔뚝에 앉아 손가락에 짓이겨 죽을지언정 아무리 흔들어도 달아나지 않고 피를 빨다 장열한 최후를 맞이한다. 이런 식이든 저런 식이든 모기는 짜증난다.

여행을 시작하고 첫 날부터 씻지도 못하고 잠을 청해야 한다. 입이 찝찝해 죽겠다. 그래도 셀레는 마음이 사라진 줄 알았는데 새로운 곳에 왔다는 현실감이 미소 짓게 만들어 다행이다. 새로운 것에 감흥이 없다면 여행은 불필요한 고행일 뿐이다.   

반응형

인천 제2여객터미널.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이지만 이렇게 멀게 느껴지는 곳들이 있다. 그런 곳은 대게 그러고 마는 경우가 많은 데, 결국 왔으니 하나는 성공한 셈. ‘시작이 반이다.’라는 얘기는 그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다. C 1-1애초 계획보다 많이 늦어지는 바람에 기대감이나 설렘은 사라진 지 오래고 잠시 가졌던 두려움마저도 사라졌다. 그냥 자전거에 짐이 많다는 사실이 짜증날 뿐이다. 처음 짐을 쌀 때 한 시간이나 걸렸던 짐 싸기가 배를 타는 과정에서 급속히 빨라 졌다. ‘엑스레이 촬영 - 버스 타고 배로 - 짐 선적’ 과정에서 두 차례씩 짐을 풀고 묶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스피드가 붙었다. 짐이 많은 것이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줄일 수 있는 짐이 많지 않다. 적응하는 수 밖에.

4인실 방엔 비수기라 그런지 효일이와 나 뿐이다. C 1-2다행스러운 일. 자전거를 들여놓고 하룻밤을 보낼 세팅을 한다. 간단히 정리를 하고 배를 돌아보니 뭐 특별한 것은 없다.

배가 출발하고, 멀어지는 인천. C 1-4주위에서는 중국말이 들린다. 아무리 무덤덤해 졌다지만 그건 결국 마음속에서 일어난 일이다. 체감하는 상황이 변하다 보니 어느 정도는 실감이 나고 있다. 진짜 출발이로구나.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저 땅을 다시 밟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부디 거창한 계획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방으로 돌아와 론리를 보다 잠이 든다. 며칠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준비를 많이 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준비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그런 마음 속 불안을 반영한다. 그냥 결정하고 나아가는 수 밖에 없다. 잠시 낮잠을 자고 일어나 샤워를 하고 밥을 먹으러 간다. 육개장과 만두. 각종 밑반찬이 있는데 정신이 없어 깜박했던 현실이 혀를 감돈다. C 1-3아~ 이 양고기의 구린내, 으~ 이 고수의 감당이 안 되는 향미. 떠났다는 사실이 한 번에 다가 온다. 앞으로의 오랜 일정을 고려해서 어느 정도는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한다. 고수를 적응 한다면 난 진짜 여행 고수가 되는 거다.

담배를 한 대 피운다. 바닷바람이 매섭다. C 1-5돌아오니 다시 졸리다. 책을 더 보려고 하지만 그냥 잔다. 분주한 소리에 잠이 깬다. 효일이가 일출을 보러 가려 하고 있다. 난 관심 없다. 그냥 머문다. 잠도 자 만큼 잤다. 일어나서 오늘을 준비한다.     C 1-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