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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글도 쓰고, 사진도 보정하고, 영상 편집도 하는데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봐줬으면 하는 생각에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느라 너무 늦게 잤다. 일어나자마자 짐을 쌓고 떠날 준비를 한다. 너무 오랜만이라 좀 설레기까지 한다.

주행 시작. C 15-1중국은 어디나 길을 잘 닦아놔서 오르막이나 대형 화물차만 아니면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대도시의 흐린 하늘과 달리 이곳의 하늘은 청명함 그 자체다. 날씨도 가만있으면 좀 쌀쌀하고 달리면 땀이 조금 나는 정도로 자전거를 타기엔 딱 좋다.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 정도 된다. 리장의 고도가 높아서인지 내리막이 자주 나타난다. 그것 또한 즐거운 일.

윈난 지역은 일찍이 나시족이 지배하는 나시 왕국이었는데 쿠빌라이가 원에 귀속시킨 이후 중국 영역에 들어왔다. 지금 봤을 땐 몽골이 남 좋은 일만 한 셈이 된다. 좋은 날씨 멋진 자연, 친절한 사람들. 이곳이 중국이 아닌 하나의 나라였다면, 중국의 획일적인 산업화 영향을 받지 않은 지금보다 더 훌륭한 여행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C 15-2

한나절에 70km라는 좋은 성적표를 끝으로 인근 마을에서 오늘의 주행을 마친다. 시장통에 있는 한 가족이 하는 듯한 식당에 가서 메뉴판을 달라니 웃고 난리다. 아마도 이곳에 외국인이 온 건 가게 생기고 몇 번 없는 일일 테지. 메뉴판 없이 우리가 아는 음식을 주문한다. 중국 사람들은 우리가 말을 못 알아들으면 펜을 꺼내 써달라는 시늉을 할 때가 잦다. 답답한 마음에 그러는 건지 우리가 한자를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그러는 건지 모르겠다. 그럴 땐 역시 리얼한 바디 랭귀지밖에 없다. 현지인들만 찾는 식당은 역시 저렴하다. 윈난 지역 또 하나의 장점은 음식의 간이 우리에게 잘 맞는다는 것. C 15-3

푸짐하게 배를 채우니 날이 어두워졌다. 좀 일찍 식사를 끝내고 텐트 칠 장소를 알아봤어야 했는데… 다행인지 주인의 딸내미가 자는 시늉을 하며 위를 가리킨다. 보니 식당과 숙소를 겸하고 있다. 나름 깨끗한 4인실 방이 인당 10위안. 역시 싸다. 사람도 없어 우리 방이나 마찬가지니 텐트 속에서 추워하는 것보다 20위안의 선택이 현명하다. 게다가 효일이의 감기 기운이 다 가시지 않았으니 겸사겸사 편하게 자는 게 좋다.

지도를 보니 내일 다릴 길이 굉장히 꼬불꼬불하다. 모든 길이 내리막이길 희망하며 자리에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