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Plan Korea
Columbia
Scott

저녁 버스표를 끊어놔서 체크아웃 시간까지 푹 잔다. 푹 잔다고 해야 2시간 정도 더 자는 것이지만 늦잠쟁이들에겐 큰 시간이다. 남은 중국 돈을 쪼개 아침을 먹고 할 일이 없어 길거리에 죽치고 있다가 왜 이러고 있나 싶어 달러로 자전거 화물비를 내기로 결정하고 맥도널드에 들어가 시간을 때운다. 그것도 밀크 쉐이크 하나씩 시켜놓고 네 시간을 버티는 지루한 일이다. C 27-1

버스 시간이 다가와 터미널로 간다. 어제 만난 버스 삐끼 왕하아저씨를 만났지만 자전거 화물비에 대한 결정권은 그의 부인에게 있었다. 70위안에 해주기로 했는데 그의 아내는 한대당 100위안을 부른다. 우리는 약속이 다르지 않냐 성내고 부인은 또 왕하에게 성낸다. 다른 여행객들이 짐을 싣는 동안 우리는 자전거를 잡고 기다린다. 이게 일종의 수법인데, 차는 떠나야 하고 우리는 짐을 실어야 한다. 결국 조바심 내는 쪽이 지는 거다. 몇 번의 경험으로 우리는 끝까지 버텨내어 그 가격에 자전거를 싣지만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자전거를 우겨 넣는다. 그 과정이 너무 화가나 소리를 지른다. 나의 여행 경험을 통틀어 처음으로 화를 낸 거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잖아도 자전거가 신경쓰이는 상황에서 무조건 우겨 넣으려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 진작에 문을 열어 줬으면 차분히 잘 포개 넣었을 것을 몇 푼 더 받으려고 그러는 꼴이 너무 화가 났다.

어쨌든 짐을 싣고 침대 칸에 눕는다. 여전히 이불에선 오래된 냄새가 난다. 중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이런 인상을 갖고 맞이하는 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