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와 피로 때문에 늦게까지 늘어지게 잠을 잔다. 가벼운 걸음으로 사파를 둘러본다. 외국 여행객들이 상당히 많다. 사실 베트남 넘어오기 전까지 사파라는 곳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저 라오스로 가야 하니 북서쪽에 있는 유명한 도시를 찾다가 알게 됐는데, 사파의 경치가 좋긴 해도 이 정도 높이에 있는 도시면 어디나 다르지 않을법한 풍경이어서 왜 이곳이 유명한 관광지가 됐는지 잘 모르겠다. 그런대로 구색은 잘 갖춰져 있어 한번쯤은 들릴만한 곳인 것 같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영향 때문인지 유럽풍의 집들이 많이 눈에 보인다. 같은 이유로 빵이 굉장히 부드럽고 맛있다. 구준할 때 하나씩 사먹으면 좋을 듯 싶다.
중국사람과 몽골사람은 무뚝뚝한 편인데 베트남 사람들은 활기차고 서글서글한 것 같아 좋다. 꼬마들도 자연스럽게 할로 할로 하며 손을 흔든다. 다른 무엇보다 맘에 드는 부분이다. 작은 시장에서 또 쌀국수를 먹는다. 쌀국수도 계속해서 먹으니 감흥이 떨어지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찾다 보니 메뉴가 한정될 수밖에 없다.
커피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몽골, 중국에선 통 먹을 수가 없어, 경치 좋은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신다. 약간 신맛이 느껴지는 커피를 좋아하는데, 베트남 커피는 굉장히 구수한 맛이다. 그래도 100일만에 맛보는 제대로 된 커피가 그저 좋다.
따뜻한 햇살 속에서 맛난 커피를 마시고 집으로 들어온다. 저 멀리 산 능선에 펼쳐진 구름이 멋지다. 한가로운 멋진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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