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5. 여행 생활자 (2월10일 am10:30 ~ 2월11일 am2:00)
2010. 3. 31. 22:46 |어제 저녁에 녹음했던 노래를 믹싱한다. 녹음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고생한다. 그냥 되는 데로 믹싱을 끝낸다. 그런 거 다 감안해서 들어주길 바라는 수밖에. 뮤직비디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그냥 바닷가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고 영상을 찍는다. 노래를 완성시켜 나가는 과정은 즐거운데 뮤직비디오까지 찍어야 하니 그건 좀 귀찮다. 처음 맞는 해변인데 물에 한 번 들어가질 못했다. 해변 자체의 매력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작업하고 술 먹고 늦잠 자고 하느라 시간이 없었다. 사실 해변에 늘어져도 고작 한 두 시간이면 지루해지는 건 마찬가지다. 그럴 땐 또 뭔가를 하고 싶다. 실질적인 수익이 없어서 그렇지 자전거 타고 다닐 때가 아니면 그냥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다른 것이 있다면 항상 새로운 게 눈앞에 펼쳐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누군가에 의해 구속 받지 않는다는 것. 그 대가로 수입을 낼 수 없는 것이겠지만…
다섯 달이 넘으니 이제 여행이 여행 같지 않고 그냥 생활 같다. 애초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제 여행 생활자가 된 것 같다. 여행 2년 정도 되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는데 그 시간은 아직 멀다. 그 정도 되면 아마 여행의 매너리즘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곳이 아닌 익숙한 사람과 익숙한 곳이 무척이나 그러워질듯하다. 내일은 엄마한테 전화나 한 통 날려줘야겠다.
저녁엔 또 맥주를 마신다 나짱은 이 맥주집만 기억나겠다. 오늘도 많이 마신다. 많이 취한 상태에서 언쟁이 붙는다. 불만은 계속 쌓이는 것. 중요한 건 해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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