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Plan Korea
Columbia
Scott

에어컨 바람이 밤새 얼굴을 직접 때려서 목이 아프다. 감기가 든 것 마냥 목소리도 이상하고 가래가 끓는다. 고춧가루 잔뜩 푼 쌀국수 한 그릇 먹고 싶지만 현지인들이 있는 식당은 숙소에서 너무 멀다. 그냥 근처에 있는 가게에 가서 볶음밥을 먹는다.

푸켓은 이미 흥미를 잃어버린 곳, 에어컨 잘 나오는 방에 들어와 쉰다. C 43-1 내일부터 또 달려야 하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하다. 쉴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런 땡볕에 어떻게 자전거를 탔나 싶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면 모든 걸 잊는다. 잊는다기보다 포기한다는 쪽이 더 맞는 표현이겠다. 무언가를 포기하면 그 부분에서 만큼은 굉장히 강해지고 판단이 빨라지는 법이다.

파타야에서의 아르바이트를 기다리느라고 태국에 마냥 있을 순 없어서 쿠알라룸푸르와 방콕 왕복 비행기 티켓을 예약한다. 시간 여유가 있어서 서둘러 움직일 필요는 없고 한 달 안에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하면 된다. 둘의 왕복 가격이 28만원 정도이니 버스 타고 다니며 버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그게 낫다. 그 사이 섬에 들려 좀 놀다 가면 시간이 얼추 맞을 것이다. 이래저래 남는 것 없는 아르바이트가 되겠지만 그걸 믿고 한 과소비도 즐거운 일이었다. 뭐든 즐거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