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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입국 절차를 마치고 7번째 나라인 말레이시아에 발을 딛는다. C 1-1새로운 나라에 들어오기 전에 항상 필수적인 말들을 익히곤 했었는데 한 동안 인터넷을 할 수 없어 그러질 못했다. 숫자와 ‘안녕하세요', ‘실례합니다',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얼마예요', ‘깎아주세요, ‘화장실 어디예요' 는 관광지가 아닌 곳을 다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얼음 좀 주세요'를 꼭 알아야 한다.

날씨가 상상 이상으로 덥다. 국경을 넘었을 뿐인데 태국보다 더 덥게 느껴진다. 단지 느낌이 아니라 그만큼 땀도 많이 흘린다. 헤어 밴드에 땀이 꽉 차서 눈으로 땀이 흐르면 한번씩 짜주는데, 태국에선 한 시간에 한번이었는데, 여기선 30분의 한 번 정도다. 확실히 더 덥다.

국경에서 10km 정도를 달려 한 마을에 들어와 은행을 찾아 환전하려고 하지만 은행에선 환전이 안되고 중국 식당에 가 보라고 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좀 과장해서 말하면 중국에 있는 것 같이 여기저기 한자 간판이 많다. 환전을 하고 중국집에서 국수를 먹는데 우리나라 중국집 우동 같은 맛이다. 중국 음식은 제 나라보다 타국에서 변형된 음식이 더 맛이 좋나 보다.

다시 달린다. 말레이시아에는 태국처럼 쉴 수 있는 의자가 있는 조그만 구명가게가 보이지 않는다. 그 의자에서 잠시 쉬면서 아이스박스에 있는 얼음을 맘대로 퍼 먹을 수 있어 좋았는데 아쉽다. C 1-3하긴 캄보디아에서는 가게조차 보기 힘들었으니 적응하기 나름이다. 너무 더워 음료수를 많이 먹게 된다. 전체적인 물가는 태국이랑 비슷한 듯 한데 돈의 단위가 태국의 10분의 1이고, 저렴한 음료가 없어 더 소비하게 된다. C 1-2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좀 무뚝뚝해 보이고, 이슬람교가 다수라 우리나라 교회 들어선 것처럼 몇 백 미터마다 하나씩 모스크가 있다. 국경 마을은 중국인이 많았는데, 좀 들어오니 인도계와 말레이계 사람이 많다. 이들간의 생김새나 종교가 확연히 달라서 잘 융합이 될지 궁금해진다. 오래 전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했던 말레이시아의 소피아가 말하길, 말레이시아의 군대는 6개월인데 근무기간이 짧은 이유는 군대가 국방력 강화보다는 인종간의 화합을 위한 장이라고 했던 게 타당하게 느껴진다. 다 인종 국가는 꼭 그런 게 필요할 듯하다.

같은 경도임에도 말레이시아는 태국보다 한 시간 빠르다. 즉 우리나라보다 한 시간 늦다. 그래서 6시 반 일몰을 맞춰 주행하던 우리도 7시 반으로 한 시간을 더 달릴 수 있다. 결국 같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어차피 일어나는 시각은 비슷하기 때문에 한 시간 더 버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게 오늘 주행을 마치고 어느 집 뒤 켠에 텐트를 친다. C 1-4경찰서를 찾았는데 하필 공사 중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어쨌든 이제 말레이시아 여행이 시작됐다.C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