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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덥다. 정말 무지 덥다. 달릴 때는 바람을 맞으니 견딜 수 있는데, 신호등에 걸리거나 해서 잠시 멈추면 온 몸에서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땀이 선글라스를 타고, 얼굴을 타고 뚝뚝 떨어진다. 쉬는 시간마다 먹는 음료수도 대형화됐다. 1리터는 족히 마셔줘야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 C 2-1 C 2-2아침밥을 먹는다. 역시 동남아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반찬 얹은 밥. C 2-4이곳에선 ‘나시빠당'이라 불린다. 이런 식당은 대게 인도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이 보인다. 적은 반찬에 소스로 밥을 비벼먹는데 커리맛이 많다. 태국보단 낫고 베트남보단 못하다. 점심은 중국 식당에서 먹는다. 중국 식당에 가면 중국말이 통해서 중국에서 알아뒀던 말들이 유용하게 쓰인다. 그래도 음식 이름은 모르니 누군가가 먹고 있는 음식을 가리켜 달라한다. 생긴 게 짜파게티 비슷한 면 요리였는데 맛도 비슷하다. C 2-3다민족이 어울려 사니 음식도 다양해서 우리에겐 좋다.

쉬는 시간 노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 한 할아버지가 유창한 영어로 이것 저것 물으며 대화를 시도한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 말레이계와 중국계가 잘 어울리냐 물으니 역사적 배경까지 곁들여 자세히 설명해 준다. 그 할아버지 왈

“네덜란드와 영국의 식민지 이후 다시 일본에게 식민생활을 하다 2차 대전 종전 이후 일본이 물러나고 영국이 다시 들어왔다. 그때 중국계 인도계 사람들이 많이 유입됐는데 모두 힘을 합쳐 독립을 했다. 영국이 물러나면서 이곳에 있는 중국, 인도계 사람들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고, 수용했다. 그래서 구세대는 이들을 이해하는데 젊은 세대는 서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한국도 북한과 그렇지 않냐?” “아니요. 반대예요. 구세대는 서로 이해 못하는데 젊은 세대는 서로 이해하려고 해요.”라고 말했지만 정말 그런진 잘 모르겠다. 나의 바람일 뿐이다. 어쨌든 어느 동네에나 하나 있을 법한 현자 같은 할아버지와 종교얘기도 나누고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C 2-5그리고 다시 출발.

우리의 목적지는 ‘니봉 테발'이라는 마을인데, 거기서 ‘웜샤워’를 통해 연락을 주고 받은 David 아저씨네 집이다. 물어 물어 아저씨 집을 찾는다. ‘웜샤워'가 사이클리스트 커뮤니티만큼 아저씨 집에는 많은 자전거가 있다. 간단히 인사를 주고 받은 후 우리가 머물 널찍한 방을 보여준다. 킹 사이즈 침대 두 개가 있는 넓은 방이다. 이렇게 또 멋진 숙소를 구한다. 아저씨의 차를 보니 홈스테이도 운영하며 많은 여행자를 받는 것 같은데 역시나 이미 덴마크 청년 둘이 있다. 그들은 사이클리스트가 아니어서 돈을 내고 숙박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방엔 에어컨이 있고, 우리 방엔 선풍기가 있다. 그걸 투덜거리는 게 아니라 그렇다는 거다.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간다. 차를 타고 한참을 가서 아저씨 친구들과 함께 밥도 먹고 맥주도 마신다. C 2-6베이징에서 David(공교롭게도 이름이 같다)을 통해 웜샤워를 알게 된 후 처음으로 그 커뮤니티를 통해 만난 아저씬데, 아무래도 자전거라는 공통의 관심사 대문인지 카우치서핑보다 편하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자전거 타고 주변 돌아보자는 얘기만 안 하면 더욱 좋겠다. 이렇게 또 한 명의 은인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