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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배가 선착장에 도착한다. 배에 실은 자전거를 내리기 위해 서둘러 나오니 일꾼들이 자전거는 자기네가 내릴 테니 입국 도장을 받고 오란다. 자전거에 짐이 모두 실려있는 상태라 무겁기도 하고, 힘이 없는 부분으로 무리하게 끌어내리면 탈이 생길 수 있어 같이 내리자 하는데도 계속 도장이나 받고 오라는 소리 뿐이다. 하는 수 없이 좀 물러서서 지켜보고 있으니 지들끼리 내리는 게 버거운지 와서 도와달라고 한다. 단순한 해프닝이지만 이곳 사람들의 성향을 읽을 수 있다. 왠지 융통성 없고 완고한 느낌이다.

25달러짜리 한달 비자를 받고, 입국 도장을 받고 나오니 엑스레이 검사대가 기다리고 있다. 동남아 전역에서 그냥 통과하곤 했는데, 첫 느낌 그대로 짐 하나 하나 자세히 살펴보고 풀어서 뭐냐 물으니 당연한 절차지만 짜증이 난다. 지병인 통풍 예방약을 잔뜩 갖고 있어서 항상 엑스레이에 걸린다. 좀약같이 보이는 압축 물수건도 검사 대상이다. 하날 꺼내 물을 적셔 펼쳐주니 그때서야 탄성을 지르며 자기도 좀 달라한다. 이렇게 귀찮게 해 놓고 어딜 손을 벌리냐. 쌩 까고 출, 입국장을 빠져 나온다.

이곳 수마트라 섬의 수도인 메단까지는 30km가 좀 안 된다. 인도네시아 돈이 없으니 우선 메단으로 향한다. 사람도 많고 길도 그리 좋지 않아 번잡스러운 느낌이다. C 1-1오래 전 인도에 갔을 때 느꼈던 첫 인상과 약간 비슷하다. 메단에 도착해 돈을 뽑고 저렴한 숙소가 있는 여행자 거리를 찾는데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영어를 할 줄 안다. 물어 물어 도착한 곳에서 숙소를 잡는다. 내일 바로 우리의 목적지인 토바 호수로 향할 것이기 때문에 대충 짐을 풀어 놓는다.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여행자에게도 메단은 거쳐가는 경유지일 뿐이다. 밖으로 나와 볶음 국수와 볶음밥으로 배를 채운다. C 1-3

들어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려 생필품을 사는데 태국, 말레이시아보다 저렴해서 좋다. C 1-21000루피아가 127원 정도여서 계산하기가 복잡하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물가는 만족스럽다. 토바 호수까지는 180km 정도인데 해발 1500m에 위치한 곳이라 또 오르막과 사투를 벌여야 한다. 오랜만에 맞는 오르막이라 한숨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