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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어제 저녁을 먹은 곳을 다시 찾으니 아직 장사를 하지 않는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은 하루를 빨리 시작해 빨리 끝내는 타입이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늦게 시작해 늦게 끝내는 타입이다. 하는 수 없이 좀 달리다 보이는 허름한 식당에 들어가 면요리를 먹는다. C 2-1인도네시아에서는 바가지가 심하니 밥을 먹기 전에 먼저 가격을 물어보라 하던데, 과연 묻고 먹은 면요리도 7000루피아(약 890원)이랬다 8000루피아를 달라하고, 얼음물도 3000루피아라 했다 5000루피아라 했다 번복이 심하다. 꼬치꼬치 다지고 들어 면요리 7000, 얼음물 3000씩을 주고 나온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전반적으로 물값을 따로 받는 것 같다. 미네랄 워터가 아닌 그냥 물 말이다. 그 물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후진 동남아 가이드 북에서 탈 날 수 있으니 절대 먹지 말라는 물이다. 뿐만 아니라 생 야채나 과일 쥬스도 조심하라 하는데, 조심하는 건 좋지만 그걸 다 따질 순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얼음은 절대 금지 식품인 게 되는데 안될 말이다. 그리고 우린 그 동안 설사 몇 차례 하면서 내성이 생겼는지 막 먹어도 이젠 별 탈이 없다. 여기 사람들도 다 먹는 물인데, 적응하기 나름이다.

한 타임을 달리고 어느 편의점을 찾아 음료를 사먹는다. 사기 친다는 것도 도시에서나 심하지 지방에선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그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진데, 사기칠 대상이 없는 동네에서 그런 마음을 가질 리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인도네시아에선 동네 구멍가게보다 가격표가 붙어있는 편의점 물가가 더 싸다. 그래서 가능한 편의점을 찾으려 하는데 그 수가 너무 적다. 상황에 맞출 뿐이다.

더 남쪽인데도 인도네시아 날씨는 말레이시아 뿐만 아니라 태국보다도 덜 더운 것 같다. 더위에도 내성이 생긴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덜 더우니 다행스러울 뿐이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빠른 스피드로 주행을 한다. 세 타임을 달리고 밥을 먹는다. 역시나 호기심 어린 눈빛 속에서 미고랭(볶음면)을 먹는다. C 2-2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간단한 대화를 나누며 식사 시간을 즐긴다. 쉬는 시간, 식사 시간에 짬짬이 만나는 이런 만남이 좋다. C 2-3

마지막 타임 드디어 1500m 고지의 시작을 알리는 오르막이 시작된다. 마침 해가 저물려고 해, 근처 동네 모스크 옆 잔디밭에 텐트를 친다. 무슨 공공 건물로 쓰이는 집 같은 곳 뒤뜰에 사람이 없어 맞은 편 집에 있는 소심해 보이는 청년에게 물었더니 어쩔 줄 몰라 하면서 승락을 했다. 그렇게 텐트를 치고 자려하니 갑자기 동네 아이들이 모이고, 어른들이 모이더니 수군거린다. 사태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아 텐트에서 나와 있으니 영어를 할 줄 아는 한 아저씨가 동네 이장님을 대동하고 와서 무슨 일인지 묻는다. 처음부터 다시 차근차근 설명을 하니 알았다며 밥은 먹었냐 묻는다. 막 자려던 참이라 밥은 사양한다. 꼬마녀석들은 좋아라고 떠들어댄다. 얘기가 끝나고 이장님이 사람들을 물려 다시 조용해진다. 텐트에 들어가 잔다.C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