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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짐을 정리하고 배를 기다린다. 거의 모든 숙소가 호숫가를 끼고 있고, 숙소마다 간이 선착장이 있어서 한 시간에 한 번씩 지나가는 배에 손을 흔들면 와서 태워준다. 물론 시간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C 10-1 C 10-2두 시간을 기다려 배에 올라탄다. 한 동안 날이 흐리더니 오늘따라 쾌청하다. 좀 덥다.

육지(빠라빳)에 도착한 후 밥을 먹고 달리기 시작한다. 우선 오르막을 오른다. 좀 오르다 보니 먹구름이 몰려온다. 비가 오는 건지 마는 건지, 계속 달려야 하는지 쉬었다 가야 하는지 판단하기 애매하게 찔끔찔끔 내린다. 그래서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C 10-3역시 1,260m 정도를 고점으로 내리막이 시작된다. 이제 그 만큼의 내리막을 즐기면 된다.

고도 900m 지점쯤 오니 날이 어두워지려 한다. 여전히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 이다. 경찰서가 보이길래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마침 식당에 있던 경찰에게 경찰서에 텐트 쳐도 되냐 묻는다. 좀 작은 경찰서라 텐트 칠 공간이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 그만한 공간은 없는 듯 고민을 하더니 차 안에서 자라며 큰 경찰차의 문을 열어준다. 비가 올 것 같으니 텐트보단 여기가 낫겠다 하는 듯 싶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선뜻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를 풍겨서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러웠는데, 이렇게 잠자리를 봐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부디 나의 편견이 스스로 마음을 닫게 해 이들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