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5. 아이들과의 아쉬운 이별 (5월26일 am9:00 ~ 5월27일 am1:00)
2010. 7. 13. 06:27 |일어나보니 통풍 발작의 증세가 좀 더 악화됐다. 어제까지는 작은 통증만 있었는데 오늘은 살짝 부어 올랐다. 지금 추세라면 최악의 상황까지는 갈 것 같진 않은데 증세가 가라앉질 않아 걱정이다. 친구 만나기 이틀 전. 오랫동안 그날의 있을 주연을 생각하며 고됨을 이겨냈는데 하필 이럴 때 이 모냥이 되다니… 이틀간만이라도 가라앉길 바랄 뿐이다.
밥을 먹고 묵신 아저씨의 부름에 수업에 들어간다. 이번엔 꼬맹이들이다. 꼬맹이들은 제 의견을 말하기보다 노트를 뒤적거리며 질문만 던진다. 내 질문에 대답은 아직 힘든가 보다.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니라 그 질문을 배워서 던지는 것이기 때문에 내 대답에는 그리 큰 관심이 없다. 아이들은 잘 살펴보면 마냥 진지한 아이, 산만한 아이, 수줍음이 많은 아이, 새침한 아이, 듬직한 아이, 재수없는 아이 등 우리네 교실 풍경과 다르지 않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여행을 하면서 보면 믿음이 가는 사람, 꼴 보기 싫은 사람, 어리버리한 사람, 똘마니같은 사람, 과묵한 사람, 똘똘한 사람 등 그 수는 적지만 무리 중에 꼭 끼어있는 독특한 캐릭터들이 이곳에도 저곳에도 딱 그 비율만큼 있다. 신기하고 재미있으면서도 사람 사는 게 다 똑같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저녁엔 첫 날 봤던 친구들과의 수업이다. 조금 낯이 익어서 뻔한 대화보다는 서로 즐길 수 있는 대화를 나누니 재미있다. 오히려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는데, 단 삼일 만에 이런 아쉬움이 남는다면 일년을 함께하는 학교 선생님이 마지막 수업에 임하는 감정은 가히 상상하기 힘들다. 쓸쓸하지만 기분 나쁜 감정이 아니기에 선생님도 해 볼만한 일이구나 싶다. 돌아가면 능력이 닿는 데로 내 적은 지식이라도 필요한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야학 같은 곳을 알아보고 싶다. 그리고 나의 선생님들도 찾아 봬야겠다.
인도네시아에서의 모든 일정은 끝났다. 이제 내일 10시에 배를 타면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인도네시아 여행이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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