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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인도 비자를 받으러 간다. 예상대로 더블 비자이고, 2개월 안에 재입국은 안 된다는 사항이 명시돼 있다. 중국도 그렇고 인도도 1년 전과 다르게 갑자기 비자법이 강화돼 골치 아프다. C 19-1

에어아시아 사무실로 이동. 지금 예약돼 있는 비행기를 취소하고 크레딧으로 전환을 시도한다. 25일 비행기로 예약을 해 놨는데 이곳에 너무 오래 머물러 시간이 촉박해졌다. 의사의 진단서도 갖고 있으니 쉽게 될 줄 알았는데, 이거 또 안 해주려고 한다. 에어아시아의 악명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다. 인상 쓰며 좀 세게 나가니 머뭇거리다가 상사와 통화를 한다. 진단서를 팩스로 보낸 후 나온 대답은 의사가 휴식을 권유했지만 여행을 금한다는 내용이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이다. 그럼 당신은 의사가 쉬라는데 어찌하겠냐 라고 물으니 이 여직원은 미안하다고만 할 뿐 어떻게 해주고 싶은데 위에서 그러니 어쩔 수 없다는 말뿐이다. 너무 화가 나 언성을 좀 높였지만 사실 이 여직원이 무슨 힘이 있나. 윗 놈을 불러달라 하니 공항에 있는 사무실에 있다고 한다. 내가 화가 나는 건 바로 그런 부분이다. 페낭에서 예약 변경 했을 때를 생각하면 아주 간단한 절차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건데, 책임자라는 놈은 뒤에 숨어서 직원들에게 알아서 돌려보내란 식으로 나오는 작태. 책임을 회피하는 인간도 끔찍하지만, 그 책임을 힘 없는 자에게 떠넘기는 인간과는 상종을 말아야 한다. 여직원하고 백날 떠들어봐야 답이 나오지 않으니 포기하고 돌아선다.

동네로 돌아오니 저녁시간. 봐뒀던 식당에 앉아 축구를 본다. 네덜란드의 스쿼드가 예전만 못하지만 덴마크 역시 다를 바 없어 승리를 거둔다. 유럽축구를 너무 봐서 눈이 높아졌는지 이번 월드컵 경기는 죄다 지루하다. 뒤 이은 일본과 카메룬의 경기는 그야말로 엉망진창. 우왕좌왕 왔다갔다하며 똥볼 경기를 보는데 아주 짜증이 난다. 경기도 그 모양인데 결과도 마찬가지. 역사 의식을 철저히 품고 있는 상태에서 양국의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지만, 일본의 승리를 원친 않는다. 머리가 아니라 피가 그걸 원치 않는다. 아시아 축구의 발전을 위해 일본의 승리를 응원해야 한다면 납득할 만한 경기력을 먼저 보여달라 하고 싶다.

의자를 박차고 집으로 돌아온다. 여러모로 짜증나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