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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효일이는 아침에 빵을 몇 점 먹고 나오질 않아서 캄링과 둘이 밥을 먹으러 간다. 캄링은 잘 됐다는 듯 나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한참을 달린다. 오토바이에 한 사람밖에 태울 수 없으니 먼데까지 갈 수 없었는데 오늘은 나 혼자라 새로운 곳에 데리고 갈 모양이다. 그렇게 20여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대학가 근처에 있는 큰 푸트코트다. 호커센터라해서 말레이시아 전역에 있는 식당가다. 우리가 동네에서 먹는 식당도 다 호커센터다. 대형 호커센터라 굉장히 많은 식당이 있는데 그 중에는 한국 식당도 있다. C 20-2 사진으로 보이는 메뉴가 좀 어설퍼 물어보니 미얀마 사람이 주인이라 한다. 확실히 일반 한국 식당보단 저렴한데 맛을 보장할 수 없으니 패스. 식당이 무지 많지만 어차피 하나 시켜 먹는 거고 특별한 메뉴도 없는데 굳이 여기까지 올 필요가 있었나 싶지만 캄링은 조금이라도 더 괜찮을 곳을 구경시켜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저녁에 와야 여자들도 많고 더 좋다는 말을 곁들인다.

밥을 먹고 돌아와선 다시 늘어짐 모드로 들어간다. 인터넷으로 월드컵 기사를 좀 훑고, 앞으로 갈 나라들의 정보도 찾는다. 저녁엔 큰 프로젝터로 축구 경기를 보여주는 식당에 가 밥을 먹으며 경기를 본다. C 20-1 득점 없는 경기였지만 포르투갈과 코트디부아르의 대결은 지금까지 경기 중 제일 월드컵 다운 경기였다.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를 보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늦다. 우선 집으로 돌아와 시간을 때운다. 시간이 돼서 다시 그 식당으로 간다. 이제 식당 사람들도 우릴 보고 아는 체를 한다. 경기 시작. 예상보다 선전한 북한이지만 결과는 패배. 미들에서 경기를 풀어줄 플레이메이커의 부재가 아쉬운 한판이었다. 이번 월드컵은 전반적으로 실력이 평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상향 평준화보단 하향 편준화에 가깝다. 클럽들의 규모가 너무 커지다 보니 선수들의 컨디션이 시즌에 맞춰져 있어 제 실력이 나오지 않는 듯 하다. 어쨌든 우린 그냥 즐기면 그만이다.

돌아온다. 늦었다.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