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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10시 30분까지 아침이 제공돼서 일어나 부리나케 나가 아침을 먹는다. 아침이어 봤자 토스트와 커피, 사과, 바나나가 전부지만 공짜로 제공되는 것이니 비싼 나라인 만큼 곡 챙겨 먹어야 한다.   

다시 짐을 챙겨 나와 자전거 수리를 위해 Kian Hong Cycle이라는 자전거 샵을 찾는다. C 2-1우리의 스폰서 업체인 제논스포츠를 통해 소개받은 협력업체다. C 2-4 수리나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자전거가 엉망이다. 이곳에서 말끔히 정비를 해야 한다. 인도로 넘어가면 한 동안 제대로 된 자전거 수리점을 만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자전거 수리보다 내일로 예약돼 있는 비행기 티켓 변경이 먼저이기 때문에 양해를 구해 짐을 맡겨놓고 에어아시아를 찾아간다. 빌어먹을 쿠알라룸푸르 사무실에서 죽어도 안 된다던 크레딧(포인트 개념)으로의 변경이 쉽게 처리된다. 하지만 프로세싱피라고 90링깃을 띵가먹고 결국 우리에게 남은 크레딧은 670링깃이 된다. 이래저래 500링깃(약 185,000원) 넘는 돈이 날아갔다.

다음은 다른 모 상선 사무실을 찾아가지만 주소지에 사무실이 없다. 사람들도 모른다고 한다. 공짜 배 타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것인가. 그 사이 내 앞 바퀴가 펑크 난다. C 2-3오늘만 두 번째. 문제는 짐을 다 놓고 와서 펑크패치가 없다는 사실. 우선 근처에 있는 니콘 서비스센터를 찾아서 포커스 문제가 있는 효일이 렌즈를 점검한다. C 2-2견적을 보여주는데 공임만 100싱가포르달러(86,000원). 부품비 76싱가포르달러를 합치면 우리나라에서 새것 같은 중고렌즈를 살 수 있는 돈이다. 우선 수리를 유보하고 나온다. 캠코더도 포커스 문제가 있어 캐논 서비스 센터, 내 아이팟도 고장 나서 애플서비스 센터를 가야 하는데, 짐을 맡긴 자전거 샵 문이 닫기 전에 가야 하기 때문에 방향을 돌린다.

바퀴 펑크 때문에 난 걸어서 갈 수밖에 없다. 앞선 효일이가 내 펑크를 고치기 위해 근처 자전거 샵을 찾아 동분서주하지만 찾기가 힘들다. 그렇게 서로 떨어져 가다가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효일이를 기다린다. 30분이 지나고, 한 시간이 지나고 또 30분이 지나도 효일이가 오지 않는다. 효일이는 GPS가 없어 방향을 모르고, 난 돈이 없어 어디로 갈 수도 없다. 하필 아직 이곳 심카드도 없어서 연락을 취할 수도 없다. 다행히 현금카드를 가지고 있어서 다시 한 시간을 걸어 시티은행을 찾아 돈을 뽑고, 심카드를 사고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 효일이 블로그에 전화번호를 남기고, 그 사이 카우치서핑을 통해 한 친구에게 연락을 취해놓는다.

밥을 먹고 다시 하염없이 걷는다. 한 시간쯤 걸었을까, 전화벨이 울린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효일이는 자동차전용도로를 달리다 경찰한테 잡혀서 조서 같은 걸 썼나보다. 그리고 물어 물어 어제 잤던 호스텔에 갔다고 한다. 이미 11시 반. 여기서 연락해 둔 카우치서핑 친구 집까지는 아직 7km가 남았다. 하필 그곳이 내일 가야 할 자전거 샵과 반대방향이다. 그럼 난 내일 4시간을 자전거를 끌고 걸어야 한다. 발이 너무 아파서 그냥 가장 가까이에 있는 여행자 숙소를 찾는다.

1시. 잠자릴 잡는다. 자전거 타는 것과 걷는 것이 다르고, 샌들을 신고 있어서 너무 힘들다. 싱가포르에 있는 동안 금연을 하려 했지만 제일 싼 3.5싱가포르달러짜리 말아 피는 담배를 산다. 모든 피로가 저 연기처럼 사라져주면 얼마나 좋을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