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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주유소 아저씨가 깨운다. 좀 더 자고 싶지만 남의 방에서 늘어질 순 없는 일. 짐을 챙겨 나와 근처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다. C 14-1  덕분에 일찍부터 라이딩을 할 수 있겠다. 아침이지만 햇살은 굉장히 뜨겁다. 우리나라 한 여름 햇살도 이 정도는 아닐 거다. 더위 속의 라이딩은 사람의 진을 완전히 빼 놓는다. 휴식시간에도 우리를 둘러싼 구경꾼에 지친다.

가만히 앉아 시원한 바람 맞으며 쉬고 싶은데 그렇게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으니 바람이 통할 리 없다. C 14-2그래도 호기심이 왕성할 뿐 악의는 없다. 사람이 너무 모여들어 뭐라도 가지고 갈까 경계를 늦추지 않는데, 행여 어떤 이가 지나칠 정도로 자전거에 손을 대면 모든 사람이 뭐라 하며 그러지 말라는 듯한 야유를 보낸다. 좀 웃기다. 사람들이 모이면 걔 중에 꼭 한 사람이 나서 우리에게 말을 거는데 기분 좋게 웃으며 대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 하나 하나가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럼 그냥 쌩 깐다. C 14-3

날씨가 너무 더워 식욕이 떨어진다. 먹고 싶지 않아도 챙겨 먹어야 하는데 너무 식욕이 없어 먹질 않았더니 페달 밟는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오늘은 일직 출발해서 여섯 타임을 달린다. 다섯 번째 타임 때 소로길로 들어와서 좀 조용하고 한적해져 좋은데 역시 잘 곳이 걱정이다. C 13-8 주변에는 정말 형편 어려워 보이는 집만 보인다. 그렇게 주변을 돌아보며 달리다가 한 교회 간판을 발견하고 찾아 들어간다.

무슬림 국가에 이런 시골 동네에도 교회가 있구나 싶었는데 사람을 만나 물어보니 한국인이 지은 거라 한다.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의 선교사업은 정말 대단하다. 예수가 살아있으면 표창이라도 해줘야 할 정도다. 겸사 겸사 우린 이 교회가 운영하는 조그만 학교 교실에 텐트를 친다. C 14-5고맙게도 밥도 차려준다. 방글라데시에서 잠자리와 식사는 거의 한 세트로 봐도 될 듯하다. C 14-4

날이 어두워지자 모기들의 공략이 시작된다. 이곳 모기는 정말 심하다. 온몸에 간지럽지 않은 부분이 없다. 이거 어디다 하소연 할 때도 없고 환장한 노릇이다. 모기뿐만이 아니다. 그 동안 잔 곳엔 모두 콘센트가 있어 액상 모기 퇴치제를 꼽아 놓고 잤는데도 간지러워 잠을 설치기 일수라 이곳 모기들에겐 효과가 없나 싶었는데 물린 자국을 보면 한 개체의 소행이 아니다. 갖은 잡벌레들 때문에 정말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