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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일어나서 정성스레 차려준 밥을 먹는다. 밥을 먹곤 어제 우리를 받아준 이곳 선생님인 손타쉬의 통역아래 외국인과의 대담이 시작된다. 정말 호기심이 왕성한 나라다.

우린 다시 목적지인 디나스푸르로 향해 달린다. 큰 화물차들이 지나가며 경적을 울려대곤 하지만 조그만 소로길이라 나름 한적해 좋다. 미칠듯한 더위만 빼면… 그래도 방글라데시는 평지길이라 다행이다. 오르막이 단 한번도 없었다. 길마저 그 모양이었다면 정말 힘든 라이딩이 됐을 거다. 언제나처럼 쉬는 시간에는 사람이 주위에 몰려든다. 이제 더 이상은 못 참겠어서 쉴 타이밍에 가게에 들려 음료수를 산 다음 마을을 벗어난 길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쉰다. 그래도 한 두 사람씩 모여들지만 이 정도는 참을만하다. C 15-1플랜 방글라데시 사무실이 있는 디나스푸르에 도착한다. 제법 큰 도시다. 근데 사람들에게 주소를 보여주니 여기서 40km는 더 가야 한단다. 40km를 더 달리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사람들의 말에 확신이 안 서 경찰서를 찾아 물어본다. 경찰에게 우리와 연락된 플랜 방글라데시 담당자인 하시눌씨에게 전화를 걸어달라고 부탁한다. 전화를 하더니 하시눌씨가 곧 우리를 데리고 온다고 한다. 연락이 돼서 다행이다. 잠시 후 하시눌씨가 온다. 그의 말을 들으니 플랜 사무실은 여기서 40km 정도 떨어진 게 맞고, 그의 집이 이 동네라고 한다. 그 사무실에 게스트 용 숙소가 있다고 해서 그곳에 짐을 풀려고 했는데 오늘은 너무 늦어 이곳에서 자야겠다. 호텔을 추천하는데 그냥 텐트에서 자겠다고 궁상떨기도 뭐해서 저렴한 숙소를 부탁한다. 250타카(약4250원)하는 정말 저렴해 보이는 숙소에 짐을 풀고 맛난 거 먹자며 중국 식당에 간다. C 15-3

여기서 중국 식당은 꽤 고급이다. 한국 음식은 둘째치고 쌀국수마저도 몹시 그리운 상태라 국물 있는 국수를 시킨다. 한 시간을 기다려 나온 국수는 정말 맛대가리 없지만 오랜만에 먹는 국물 음식만으로 만족이 된다. 시원한 맥주도 한 잔하고 싶었는데 도무지 어디서 파는지 알 수가 없다. 다카에서 자주 먹었던 맥주는 정말 그들만의 특권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이었나 보다. 그냥 차 한잔 마신다. 같은 인종인데도 종교 때문인지 예전 인도 여행에서는 어이없는 사기에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는데 이곳 사람들은 가격을 속이는 일이 없다.

돌아와 샤워를 하며 거울에 등짝을 비워보니 빈대들이 살림을 차렸었나 싶을 정도로 등판을 물어댔다. C 15-2빈대에 물려본 경험은 없지만 모기의 소행은 아닌 것 같고,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얘기로 미루어 빈대짓이 맞는 것 같다. 등짝뿐만 아니라 온 몸이 이 모냥이다. 간지러 죽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