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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밀론이 깨운다. 10시에 일하러 가야 한다고 아침이나 같이 먹자 한다.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짐을 챙겨 같이 식당으로 간다. 간단한 스낵 위주로 아침을 해결한다. 밀론은 은근히 떠 보듯이 어제 잔 숙박비가 300타카(약 5100원)라고 얘기한다. 가끔 이런 경우가 있는데 한껏 기분 좋게 좋은 친구 만났다 싶다가도 이런 얘길 들으면 정이 확 떨어진다. 우린 오늘 인도로 넘어가기 때문에 남은 방글라데시 돈이 없다고 한 다음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 여러모로 아쉬운 순간이다.

어째거나 우리는 국경을 향해 달린다. C 19-1사람들을 피해 앉아 쉬면서 국경에 도착한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국경이다. C 19-3국경 사무소에 가서 여권을 내미니 국경세라며 300타카를 내라 한다. 국경세를 내라 하는 것도 짜증나는데 2km 떨어진 은행에 가서 돈을 내고 영수증을 받아오라 하니 짜증이 두 배다. 뭘 어쩌겠는가. 다시 온 길을 달려 은행에서 돈을 내고 돌아와서 영수증을 내민다.C 19-2 모든 절차를 마치고 국경을 넘으려 하자 한 경찰이 잡고 똑같은 절차를 밟는다. C 19-4그리고 500m가서 인도 국경사무소 앞에서 또 똑같이 여권과 영수증을 확인하고 장부에 기록한다. 왜 일 처리를 한 번에 하지 않고 세 번이나 반복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방글라데시를 떠난다.

짜증나는 일도 많았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이곳에서 살고 싶지 않지만, 방글라데시 사람들에게 정감을 느낀 순간도 많았다. 나라가 크지 않아 라이딩 시간이 짧았음을 가만해도 단 한번, 그것도 실내에 텐트를 치고 잔 것 말고는 다 누군가의 침대에서 잠을 잔 것만으로도 그 이유가 설명된다. 가장 가난하면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인 이유를 나같이 문명에 찌든 이는 잘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수박 겉핥기만큼도 아닌 정도로 그 느낌을 받았다고 밖에 말 할 수 없지만 이 이방인의 느낌과 상관없이 이들의 행복지수가 계속 유지되길 바란다. 굳바이 방글라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