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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송포송한 담요를 덮고 잘 잤다. C 11-1거의 8개월 만에 이불을 덮고 잠을 잔 것 같다. 차려준 아침밥을 먹는다. C 11-2네팔 사람들은 밥을 정말 많이 먹는다. 최소 세 공기는 돼 보일 만큼 많은 밥을 주는데 반찬과 같이 먹는 우리 식단과 달리 소스에 비벼먹는 방식이라 그런 것 같다. 즉 밥만이 위장의 부피를 만든다고 할 수 있다. C 11-4

어제부터 내린 비는 그칠 생각을 안 한다. 비가 좀 수그러들 무렵 짐을 챙겨 나오지만 다시 많은 비가 내린다. 비를 피해 달리는 건 불가능한 일인 듯 싶다. 오늘까지 지체할 순 없으니 판초우의를 뒤집어 쓰고 달리기로 한다. 브리티비 아저씨와 인사를 하고 출발한다. 다행으로 더 이상의 오르막은 없다. 구글어스로 고도를 측정하는데 항상 100~200m 정도 높게 나온다. 1,500m 정도로 생각했던 카트만두는 1,300m 정도의 고도였다. 예상외로 내리막이 계속돼 다행이다.

연락해둔 카우치서핑 호스트인 ‘란주'가 사는 곳은 카트만두 남쪽 끝에 있는 ‘랄릿푸르’라는 도시다. 란주를 만나 짐을 풀고 집에 들어간다. 란주는 인도 사람이다. 샤워를 하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으니 이제야 사람 사는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건 란주가 채식주의자라는 것. 과자 부스러기와 곡식류 음식을 먹는다. C 11-3우연치 않게 집 앞에 한국식당이 있어 오늘 저녁은 거기서 먹을 생각이었는데 6시에 카우치서핑 파티가 있다 해서 한국식당은 포기하고 따라 나선다. 카트만두에서 카우치서핑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카트만두에서 살고 있는 호스트들과 지금 그들의 집에서 묵고 있는 게스트들이 모여있다. 술도 조금 먹고, 음식도 먹으며 노닥거린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묻고 답하는 분위기다. 몸이 좀 피곤해 적극적으로 참여하진 못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란주가 내일 출근을 해야 해서 먼저 돌아온다.

술도 취하고 피곤하다. 요 며칠 정말 힘들었다. 휴식이 필요하다. 긴 휴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