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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오늘도 비가 온다. 놀러 나가기 참 힘들다. 이럴 거면 차라리 확 퍼붓고 출발할 때부턴 맑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똑같은 곳에서 똑같은 밥을 먹는다. C 21-1  재상이와 얘기하던 중 베트남 얘기가 나온다. 밥을 먹고 있던 때라 쌀국수와 껌빈젼이 밥상에 오른다. 그리운 것들이다. 쌀국수는 그렇게 많이 먹었는데도 여전히 그리운 멋진 음식이다. 쌀국수는 역시 베트남이 최고. 다시 말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파는 베트남 쌀국수는 국적 불명의 엉터리 쌀국수다. C 21-2

집으로 돌아오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란주와 비시누 간에 다툼이 있었다. 비시누는 파티를 자주 주도하는 또 다른 카우치서핑 호스트이고, 현재 새상이가 그 쪽 집에 머물고 있다. 이 집에는 또 다른 서퍼인 크리스티나가 있는데 그녀 역시 비시누 집에 머물고 있다. 그러니까 크리스티나와 재상이는 짐만 그 쪽에 놔두고 몸만 여기 있는 셈인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그 문제도 포함돼 있는 다툼인 것 같다. 어제 밤에 있었던 일인데 비시누가 술을 좋아해 취기에 얘기가 오가다가 일이 커진 것 같다. 그래서 재상이는 비시누의 집으로 돌아간다. 우린 그냥 사태를 관망하며 각자 시간을 보낸다. 그 전부터 맺고 있던 이들의 관계도 잘 모르고 며칠 뒤면 떠날 처지인데다 정확한 정황도 알 수 없으니 중재자로 나설 여지가 없다.

저녁에 란주가 비시누의 집에 다녀온다. 잘 화해를 한 것 같다. 크리스티나는 아예 짐을 가지고 이 집으로 옮겼다. 멋 모르는 재상이만 그 쪽 집에서 머물게 됐다. 그 쪽 집에 비시누 아저씨나 소피 아줌마나 모두 좋은 사람들이다. 취기에 섭섭한 감정이 나온 것 같다. 카우치서핑 멤버들이 이렇게 활발한 교류를 하는 걸 본적이 없는데 그렇게 좋아라 하다가도 사람이 모였을 때 생기는 반목의 감정이란 어디 가나 똑같다.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