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3. 고비 사막에서의 둘째 날 (10월6일 am7:00 ~ 10월6일 pm8:00)
2009. 11. 4. 14:59 |일어나 출발하려 하지만 또 효일이의 바퀴에 펑크가 났다. 매일같이 문제가 일어나는 구나. 평크를 떼우고 있는데 오토바이를 탄 몽골 아저씨가 멈춰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센베노(안녕하세요)”, “비 볼 솔롱고스(우린 한국에서 왔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을 한다. (몽골어로 우리나라를 ‘솔롱고스'라고 한다. ‘코리아'나 ‘한국'보다 예쁜 이름이다.)자전거를 타고 울란바트로까지 간다는 우리의 말에 손 사례를 친다. ‘우리도 알고 있어요…’ 한참을 지켜보다 담배를 한대 권한다. 이런 아저씨가 오토바이가 아닌 트럭을 타고 나타났어야 했는데…
펑크를 때우고 다시 출발. 한 시간도 안 돼 경쾌한 금속음이 울린다. 뒷바퀴의 스포크가 또 부러졌다. 욕설이 나오려 하지만 참는다. 경우에 따라선 그냥 체념하는 게 여러모로 이로울 수 있다. 이번 건 기어를 다 분리해야 해결 가능하다. 장비가 없으므로 그냥 달린다.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옆에 잘 닦인 아니 그러려고 하는 길이 보인다. 이게 왠 떡이냐! 그 길을 따라 15km 정도를 달리니 길이 끝난다. 일하는 속도로 봐선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이 길이 완공되면 고비 사막도 힘든 코스에서 제외될 것이다. 몽골 사람들은 대체로 남의 일에 신경을 안 쓰는 듯 하다. 공사중인 길 위로 달려도 누구 하나 뭐라 하지 않고 그냥 쳐다보고 만다. 다행스러운 일. 중국 같았으면 공안 뜨고 내려가라 난리 쳤을 거다.
고비 사막은 우리가 상상하는 모래 언덕이 펼쳐진 사막이 아니라 그냥 가시 풀 열라 많은 황량한 초원이다. 여름이면 푸르게 변하지 않을까 싶다. 무지하게 덥겠지만… 초원에 드문 드문 있는 말떼, 낙타떼, 양떼들은 멀리서부터 우릴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 느낌이 ‘쟤네 봐라 이상한 애들이다.’하는 느낌이다. 어느 쪽이 구경거리인지 분간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놈들이 감히!
스포크가 부러진 상태여서 뒷 바퀴가 조금씩 휘어지고 있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방법도 없다. 시간이 돼서 텐트를 친다. 일몰 광경을 찍으려 했지만 바람이 너무 쌀쌀해 텐트 속으로 쏙 들어간다. 아~ 내일은 자전거 문제 없이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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