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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학교 뒤 뜰이라도 아침엔 너무 춥다. 누룽지를 끓여 먹고 울란바트로로 가는 차편을 알아본다.

몽골 사람들은 굉장히 무심하다. 관공서 같은 건물을 혼자 배회하고 다녀도 누구 하나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 그렇게 한참을 돌아보다 이곳에서 저녁 8시에 출발하는 기차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고비 사막의 광활한 풍경도 볼 만큼 봤고, 사람도 없는 이 길을 계속 달릴 필요가 있나..? 하는 회의도 든 시점이다. 우리는 당장 기차표를 끊는다. 지금 시점에선 고비에서의 하루보다 사람이 있는 울란바토르에서의 하루가 더 소중하다. C 6-1

기차표를 끊고 몽골에서의 첫 식사를 한다. 메뉴판을 알아볼 수 없어 도대체가 무슨 요리일까 궁금했는데 꽤나 맛있는 소고기국에 만두가 들어간 국이 나온다. 만두 속은 양고기로 가득 차 있다. 몽골 사람들도 어지간히 고기를 좋아하나 보다. C 6-2  

그렇게 식사를 마치려고 하는데 한 쪽에 있던 몽골에서 보기 힘든 스타일의 한 친구가 라이터를 빌려달라고 한다. 무심코 라이터를 건내줬는데 가만 보니 한국말로 빌려달라 한 것이었다. 얘길 해 보니 강원대에서 공부를 했던 친구다.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 것도 반가운데 자기가 산다며 맥주 한 잔 하자고 한다. 집도 바로 앞이라 혹시 하룻밤 묶을 수 있나 물었더니 흔쾌히 허락한다. 이런 만남이 즐겁기 때문에 수수료를 물고 기차표를 내일로 연기한다.

이 친구의 이름은 ‘제기'. 집에 가보니 여러 친구들이 있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끼리 집을 구해 살고 있던 것. 마침 오늘이 쉬는 날이라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있다. C 6-3우리 역시 그 자리에 동참한다. 맥주 한 박스가 더 들어오고 보드카도 투입된다. 거기에 양고기 찜까지 더해지면서 웃고 떠드는 소리는 점점 높아진다. C 6-4저녁이 되자 2차로 노래방에 간다. 몽골 노래방은 룸 형식이 아니고 홀 형식이라 노래방은 이내 나이트 클럽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한국에서도 가지 않던 나이트클럽을 몽골에서 오게 될 줄이야. 그렇게 가게가 문을 닫을 때까지 술과 노래, 춤으로 거침없이 달린다. 아~ 별빛 가득한 밤하늘도 좋지만 오늘 역시 아름다운 밤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