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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밤에는 선선해서 침낭을 꺼냈다. 자기엔 좋은 날씨다. 피곤과 함께여서 잘 잤다.

남은 거리를 달린다. 계속되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린다. 구글 어스로 대충 체크 했을 땐 뿌나의 고도가 1,500m 정도였다. 헌데 GPS는 800m를 최고로 찍고는 600m 내외로 형성이 된다. 구글 어스가 주는 위로. 배가 고픈데 짜빠띠와 커리는 먹고 싶지 않아 토마토 1kg을 사서 먹는다. 참신한 방법이다. C 4-1근데 토마토도 1kg을 다 먹을 때쯤엔 물리더라.

뿌나에 연락해 둔 웜샤워 멤버 집 앞에 도착했는데, 그 친군 없고 친구 아빠가 걘 오늘 안 온다며 내일 오라고 한다. 이런… 내가 내일쯤 도착할거라 해 놨었다. 오도가도 못하게 생겨서 하는 수 없이 론리에 소개된 가장 저렴한 숙소를 찾아간다. C 4-2이 동네도 비싼 동네라 방값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 300루피(약 7,500원)짜리 방이 천장 뚫린 파티션에 침대 하나 놓여있는 방이다. C 4-3혼자 다니니 다른 숙소를 구석구석 돌아볼 여유가 없다.

하루 자고 내일 바로 기차를 탈 심산으로 짐을 풀고 가까이 있던 기차역에 간다. 혼잡하다. C 4-4내일 Jammu로 가는 기차를 물어보니 매진이라며 내일 아침에 오면 3일 뒤 기차를 끊을 수 있다고 한다. 달리 방법이 없다.

돌아오는 길에 챠우면을 파는 가게를 발견하고 들어간다. 큰 도시라 고기 파는 데도 있고, 중국식 음식도 판다. C 4-5다행이다. 인도식 베지테리언 음식은 이제 정말 못 먹어주겠다. 대충 오늘 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몸이 축 늘어진다. 정말 힘들다. 또 하나의 고민은 내일 방을 빼고 웜샤워 친구넬 가야 하나 여기서 그냥 묶나 하는 것이다. 그럼 또 짐을 싸고 10km는 내려가야 하고, 그 만큼 다시 기차를 타러 와야 한다. 결론은 현재의 피곤과 귀찮음이 15,000원 보다 크다고 생각해서 머물기로 한다. 환전을 좀 해야겠다.

지금껏 지내온 것만 생각하고 딱 고만큼만 환전을 해 왔는데 틀린 판단이었다. 아등바등 아껴야 얼마나 아낀다고… 그리고 지금은 피곤을 최소화하며 다시 이 삶에 서서히 적응할 필요가 있다. 정신력을 제 아무리 강조해도 체력을 넘어서는 정신력은 없다. 몸이 다시 이 삶을 온전히 받아들일 때까지는 적당히 만 아끼며 지내야겠다.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우니 좀 살 것 같다. 조용히 음악을 좀 듣다가 나오니 여긴 호텔이라기보다 비어가든 분위기다. 아끼지 않기로 했으니 맥주 한 병. 좋다. C 4-6

삶 자체가 언제나 여행보다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