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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이가 출근하면서 깨운다. 그리곤 차 한 잔 마시고 나간다. 일어난 김에 빨래를 한다. 잘 사는 집인데도, 그런 아파튼데도 물 사정이 안 좋아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만 물이 나오고 끊긴다. 그럼 집에 큰 물통이라도 갖다 놓으면 좋으련만 플라스틱 양동이 몇 개에만 물을 받아 놓는다. 이런 생활에 이미 익숙해진 것이겠지.

빨래와 샤워를 하고 앞으로 갈 지역에 카우치서핑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 둔다. 파키스탄에는 카우치서핑 멤버는 많은데 웜샤워 멤버가 하나도 없다. 좀 아쉽다. 인터넷이 빠르지 않아서 여러 사람에게 메세지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꽤 걸린다. 수자이의 부모님과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뉴스 좀 훑고, 여행기 타이핑을 한다. 그렇게 하루를 보낸다.

5시 반쯤 수자이가 이른 퇴근을 한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게 답답했는데 수자이가 동네 구경가자고 해서 따라 나선다. 서울의 남산만은 못하지만 남산처럼 시내 한 가운데 언덕이 있고 그 꼭대기에 사원이 있다. 수자이의 오토바이를 타고 올라가 시내 구경과 사원 구경을 한다. 인도에 있는 수 많은 유적군을 생각하면 거의 특색이 없는 사원이다. C 6-1시내 전체가 조망돼서 사람들이 많이들 올라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먼진지 매연인지 하늘이 뿌해서 전망도 그리 좋지 않다. C 6-2수자이는 어렸을 때 아빠가 여길 많이 데리고 왔다면서 자기 아들도 크면 데려올 거라 한다. 한 달 전에 아들을 낳아서 아내는 친정에 가 있다고 한다. 어디든 결혼한 여자에게 친정만한 곳이 없나 보다. 산을 내려와 식당에 가서 간단히 요기를 한다.

수자이는 마냥 착한 친구다. 나의 엉터리 영어를 잘 들어준다. 적어도 현재의 나에겐 그게 제일 착해 보인다. 미네소타에서 공부를 했고, 형은 시애틀에 있어서 가끔 미국에 가는데 그때 대한항공을 많이 이용해서 인천에 몇 번 가 보았다고 한다. 그냥 경유라 서울 구경은 못했는데 다음엔 시간을 내서 둘러보고 싶단다. 그래… 그러려무나 뭐 볼 건 없지만 그 땐 내가 대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오니 뉴질랜드와 남아공의 크리켓 경기가 하고 있다. 어제는 인도가 호주를 이겨서 한 밤에 폭죽 터지고 난리가 났었다. 호주가 전 대회 우승국이라는데 이겼으니 좋기도 하겠지. 근데 난 챔스 8강을 어디서 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