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Plan Korea
Columbia
Scott

요 며칠 신기하게도 아침에 저절로 눈이 잘 떠진다. 어쉰이 차려준 간단한 토스트로 아침을 먹는다. C 9-1

테라스에 나와 담배를 핀다. 밑을 내려다 보니 아파트와 꽤나 괜찮은 집에 둘러 쌓인 집 터에 허름한 집이 한 채있다. 집의 모양새처럼 궁색한 차림의 아이들과 엄마가 있다. 나무를 때서 밥을 짓고 있는 걸 보니 빈민층인가 본데 어떻게 이런 데에 자리를 잡고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같으면 주변에서 쫓아내려고 난리였을 텐데…C 9-2

들어와 할 일이 없어 누워있으니 다시 졸음이 온다. 한 숨 잔다. 어쉰이 점심 먹자며 깨운다. 먹는다. 무슨 리서치가 직업이라는데, 그 동안 만난 사람들 중 직장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그냥 노는 것 같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거의 리서치가 직업이라고 한다. 도대체 리서치가 뭔지 모르겠다.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다시 담배 피러 테라스에 나가니 여전히 꼬맹이들이 놀고 있다. 네 남매가 나이차도 별로 안나 보인다. 집 주변에서 하루 종일 저렇게 노는가 보다. 엄마도 애들이 뭘 하던 그리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인도엔 저런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 안타까운 일이다. C 9-3

영화를 한편 보며 시간을 때우다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 베지터리언인 어쉰은 나에게 선택의 기회를 뺏고 싶지 않다며 일부러 고기도 파는 식당을 찾는 건 좋은데 너무 버젓한 식당을 찾는다. 메뉴판을 보니 여긴 세금도 별도다. 이런… C 9-4인도의 non-veg 식당엔 꼭 중국식 요리가 있다. 중국요리가 곧 non-veg 요리인 셈이다. 나 역시 중국식 누들을 하나 먹는다. 하와이에서 일본이나 한국문화 경험이 많은 어쉰과 양국의 음식 얘기를 나눈다. 어쉰은 본인도 미네랄워터만 사 먹는데 내가 식당에서 주는 물을 먹어도 탈이 안 난다고 놀라워한다. 지네나라 물을 겁내는 애도 있구나…

돌아와 집을 정리한다. 내일 지옥의 40시간 기차를 타야 한다. 8년 전에 다른 노선의 40시간 기차를 타 본적이 있다. 그리고 그게 얼마나 괴로운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도 그때는 Sleeping 칸이었는데, 내일은 그냥 의자다. 직각 의자. 휴… 단단히 각오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