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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섭이가 와서 우리를 깨운다. 동영상 업로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한 시간이 더 지나서야 완료가 된다. 우리를 기다리던 진섭이와 그의 동생과 함께 시장을 들른다. 게르에 가서 식사를 하기 위해 말고기를 한다. 말고기가 맛있다고 하던데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울란바토르에 도착했을 때 잠깐 눈이 왔었는데 오늘은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10월 중순부터 이런 눈 밭을 보게 될 줄이야. 게르 근방은 흰 눈이 온 천지에 가득이다. 멋진 풍경이다. C 12-1난로 위에 솥을 얹고 말고기를 넣고 삶는다. 사인샨드에서 양고기를 대접 받았을 때도 그렇게 삶아서 뜯어 먹는 요리였는데 확실히 우리나라가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를 해 먹는 것 같다. 그렇게 말고기와 감자, 당근 비슷한 맛을 내는 야채를 한참 삶은 후 고기를 건져낸다. 저번에도 그랬는데 손님에게 먼저 국물을 건낸다. C 12-2국물의 맛은 의외로 삼계탕 국물과 비슷한 맛이 난다. 밥 한 공기 말아 먹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나머지 국물은 다 버린다. 저번에도 그랬다. 국물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 싶다. 우린 밥에 무언가를 보태야하는 식사법이라 국물도 밥과 함게 먹지만 여기선 고기 자체만 듣기 때문에 국물은 필요 없는 듯 하다. 삶은 말고기의 맛은 그냥 삶은 보쌈 수육 같다. 근데 좀 질기다. 소금을 넣고 끓였기 때문에 간이 베긴 했지만 새우젓과 보쌈김치 그리고 쌈이 있었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다. C 12-3

그렇게 배가 차니 졸음이 몰려온다. 어제 늦게까지 컴퓨터를 만지느라 잠을 잘 못 잤었다. 한숨 자고 일어나니 옆에선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일반적인 트럼프 카든데 몽골에서만의 새로운 게임이었다. 간단한 게임이어서 룰을 파악하고 같이 논다. 우리랑 같이 살게 될 삼촌의 소일거리를 우리가 배우니 좋아하신다. 종종 같이 놀아드려야겠다. 밖을 보니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다. 깨끗한 눈이라 눈으로 손과 발을 씻는다. 아~ 추워.

다시 저녁시간 진섭이가 요리를 하기 시작한다. 야채와 고기 밀가루 반죽으로 짧게 잘라 만든 면으로 볶는 것도 아니고 삶는 것도 아닌 설명하기 애매한 방식의 ‘보츠와'라고 하는 요리다. 어쨌든 먹을 만한 음식이다. C 12-4여행을 떠나기 전에 제일 염려스러웠던 것이 샤워를 하지 못하는 것과 음식이었는데, 샤워는 이제 일주일을 못해도 상관없는 상태고, 음식은 단 한번도 먹기 힘든 적이 없었다. 오히려 모든 음식이 모자라서 아쉬웠다. 힘든 여행길에 음식이 속을 썩이면 골치 아픈데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직 인근에 있는 두 나라뿐이지만… 저녁을 먹고 다시 카드판이 펼쳐진다. 속도가 너무 빨라 우린 끼지 못하고 구경만 한다.

우리가 운이 좋은지 모레는 진섭이의 생일이라 이곳에서 조촐한 파티를 한다고 한다. 이미 염소 한 마리가 대기하고 있다. 재미있는 경험이 계속 펼쳐진다. 언제까지 이런 행운이 함께 할지 모르겠지만 걱정거리는 그때 가서 걱정하면 된다.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