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Plan Korea
Columbia
Scott

아직 예전처럼 하루 100km를 달릴 수 있을지 확실치 않아 좀 일찍 일어나려고 했는데 그만 평소처럼 일어난다. 서둘러 짐을 싸고 수디르 아저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 후 페달을 밟는다.

첫 타임은 아주 순조롭게 잘 나간다. 예전에는 한 시간을 한 타임으로 해서 평지길 기준으로 20km 정도를 달렸지만 항상 좀 모자란 느낌이었다. 어렸을 때 체력장을 하면 마지막 오래 달리기가 그렇게 싫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근력은 줄고 지구력은 느나 보다.

한 시간 반을 달리고 밥을 먹기 위해 길가에 있는 작은 식당에 멈춘다. C 15-1여행을 새롭게 시작하면서 늘어난 위장 때문에 좀 고생할 거라 생각했는데, 인도에 오고부터 이상하게도 배가 별로 고프지 않다. 짜빠띠 몇 장에 위장이 바로 위축됐나 보다. 그래도 때에 맞춰 먹을 건 먹어줘야 한다.

다시 달린다. 내내 평지길로 예상했는데 작은 오르막 내리막이 이어진다. 최단거리로 설정해 놓은 GPS가 일러주는 데로 작은 소로길에 들어선다. C 15-2차도 별로 없고, 조용하고, 목가적인 풍경이 있는 소로길이 달리기는 좋지… 하고 있는 순간 포장된 길이 없어지고 큼지막한 돌덩이가 막힌 길이 나온다. C 15-3포장이 안돼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는 곳이니 포장은 해 놓고, 작은 길이니 관리를 안 해서 엉망이 된 길이다. 비포장 길보다 관리 안 한 포장길이 더 나쁘다. 잠시 쉬며 음료수 한 잔 먹는다. C 15-4

한 시간 반 정도씩 네 타임을 달리니 주행거리가 어느덧 100km에 다다른다. 해질 무렵이 돼서 한 주유소에 멈춰 텐트를 친다. 해가 지면 꽤 쌀쌀하다. 낮에도 30도가 넘는 듯 하지만 무지하게 건조해서 그늘에 있으면 오히려 시원하다. 땀을 거의 흘리지 않은 것 같은데 팔뚝엔 소금기가 허옇게 앉아있다. 땀이 그만큼 빨리 기화되니 더위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 그래도 건조한 만큼 먼지가 많아 지저분한 주유소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텐트에 들어온다.

일인용 텐트의 좋은 점은 모기가 숨을 곳도 도망갈 곳도 별로 없다는 것. 언제 들어왔는지 모르는 다섯 마리의 모기를 초살하고 잘 준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