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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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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젠장 또 시차가 거꾸로 됐다. 인터넷이 되는 곳에선 늦게까지 인터넷 질을 하게 돼 그렇다. 그러니 인터넷이 이렇게 느릴 바엔 아예 안 되는 게 속 편하다.

자전거를 타고 심카드를 사러 나온다. 파키스탄은 다른 나라와 달리 작은 핸드폰 가게에선 외국인이 심카드를 살 수 없다. 큰 직영점엘 찾아가서 심카드를 산다. C 9-1이슬라마바드는 길은 잘 닦여있는데 작은 오르막 내리막이 많아 좀 짜증난다. 날씨가 흐려 그나마 다행이다. 흐린 날씨에도 여기저기 공터에선 크리켓을 하는 사람이 많다. 역시 국민 스포츠다. C 9-2

돌아와서 내일 떠날 준비를 한다. 훈자는 아직 춥다고 하니 두꺼운 옷가지와 갖고 놀 전자제품만 챙기고 다 한 쪽에 밀어둔다. 오늘 해 놓은 식사는 이상한 죽 같은 거라 먹기 싫어서 있는 재료로 토스트를 해 먹는다.

거의 전세계 론니플레닛을 갖고 있는데 파키스탄만 없다. 쉽게 찾아지지도 않는다. GPS 지도도 파키스탄은 허술하다. 그래서 좀 더 정보를 찾는다. 자전거 없이 걸어 다니려면 정보가 더 필요하다.

저녁엔 아심과 친구가 들어오면서 먹거리를 갖고 온다 뭐 다를 거 없는 로띠와 커리 비슷한 거, 그리고 고기 덩어리. 확실히 인도보단 낫다. C 9-3영화 보러 가지 않겠냐 해서 같이 나선다. 영화관은 라왈핀디에 있다. 이슬라마바드는 거의 행정 수도이고, 남쪽 10 ~ 15km 지점에 있는 라왈핀디가 진짜 중심가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여행자들은 보통 거기서 많이 묶는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극장도 들어갈 때 검문 검색을 한다. 좀 큰 건물은 다 그렇다. 카메라나 캠코더도 다 보관소에 맡기고 들어간다. 파키스탄 영화를 기대했는데 ‘Rio’라는 미국 애니메이션이다. 파키스탄도 상류층은 다 영어를 구사해서 자막도 없이 그냥 본다. 내겐 그나마 애들 영화라 다행이다. 영화표 값이 350루피(약 4,500원)인데 다른 물가와 비교하면 꽤 비싼 축이다. 외국영화 개봉관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보고 나와 맥도날드에 가서 두 놈은 버거, 두 놈은 아이스크림, 난 커피를 마신다. 역시 블랙커피는 없다. 이미 설탕을 넣을 만큼 넣은 밀크커피를 주면서 따로 설탕 두 봉지를 더 준다. 하여간 이 동네 애들은 단 거 무지 좋아한다.

아심과 친구들을 보고, 주변도 둘러보고 생각을 해 보니 파키스탄 상류층은 인도계보다 이란계 사람들이 주류인 것 같다. 아랍 쪽에서 넘어 온 무슬림 민족이었던 무굴제국의 지배층들이 인도와 떨어져 나가면서 파키스탄 쪽에 터를 잡은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다른 민족(벵갈리)이었던 동 파키스탄(방글라데시)을 핍박했을 가능성이 있다. 여러 민족이 사는 나라를 살펴보면 대게 상류층과 서민층의 인종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경우는 거의 다 토착민을 지배했던 이민족들이 상류층이다. 인도도 그렇고 말레이시아도 그렇고 미국이나 호주도 다를 거 없고…

집으로 돌아온다. 지금이 비가 올 시기가 아닌데 연일 날씨가 흐리고 비도 자주 온다. 확실히 지구환경이 변하고 있는 중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