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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진섭이가 일어나 우릴 깨운다. 운전석에 앉아 밥 먹으로 가자고 데리고 간 곳은 진섭이 여자친구의 부모님 댁이다. 뜻밖의 장소라 맨발의 효일이와 발가락 두 개가 빠져나올 듯한 구멍 난 양말을 신고 있던 나는 부랴부랴 새 양말을 사 신고 집에 들어선다.

부모님은 지저분한 몰골의 낯선 이방인을 웃음으로 맞아준다. 캔디와 과자 수태차(몽골인이 즐겨 마시는 소감간이 약간 가미된 밍밍한 우유. 집집마다 가게마다 맛의 차이가 크다)를 준 후 한참 있다 밥과 고깃국 같은 수프를 준다.

밥을 먹고 나와 우리의 게르로 간다. 진섭이도 한국의 생활이 아직 몸에 베어서인지 매운 라면을 끓여 먹자고 해 미리 사 놓았던 신라면을 끓여먹는다. 옆에 있던 삼촌은 라면도 김치도 매운지 이내 포기한다. 설거지는 간단히 눈으로 처리한다.C 15-1 배불리 먹고 한숨 늘어진다. 진섭이도 가고, 날은 어두워지고, 게르엔 촛불이 밝혀진다. 삼촌은 한쪽 구석에서 오늘도 역시 보츠와를 만들고 있다. 동영상 편집도 해야 하고 블로그 포스팅도 해야 하는데 전기가 안 들어와 할 수가 없다. 날을 잡아 진섭이 사무실에 가서 할 일을 해야겠다. 역시 음주 후 다음 날은 몸이 무기력해 진다. 일찍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