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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경찰서 마당에서 일어난다. C 50-1아침으로 뭘 먹고 싶냐 묻길래 아무거나 상관없으니 수박도 좀 갖다 달라 부탁한다. 짜빠띠에 콩커리와 수박 한 통을 사다 줘서 같이 먹는다. 이제 속이 짜빠띠도 그렇게 역하지 않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수박 위주로 아침을 해결한다.

9시가 되니 갈 때가 됐다고 떠나자고 해서 자전거를 경찰차에 싣고 출발한다. C 50-2이제 경찰차 릴레이가 시작됐던 마을로 가서 버스를 태워 보낼 생각인가 보다. 한참을 달려 다른 차로 이동. 다시 가다 무슨 일인지 뒤로 돌아가서 첫 번째 차로 다시 갈아탄다. 그 쪽 마을에서 퀘타로 가는 길은 허가 없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며 다른 마을로 데려다 주겠다 한다. 그렇게 경찰차는 계속 남쪽으로 달린다. 몇 번이나 차를 갈아 탔는지 모르겠다. 다섯 번까지 세다 만다. 오늘도 정말 덥다. 매번 덥다 하니까 그냥 더운지 알겠지만 한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아무렇지도 않게 48도라고 한다. 차가 달리면서 얼굴을 때리는 바람이 완전 뜨거워서 진짜 미치겠다. 차를 타고 간다고 편한 것이 전혀 없다. 이곳은 그야말로 죽음의 땅이다. C 50-3

하루 종일 물냉면을 비롯한 음식 생각으로 시간을 보낸다. 그런 말초적인 욕구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한 여름에 찬물에 밥 말아서 엄마가 무친 오이지랑 먹으면 졸라 맛있는데... 그런 생각들. 말을 번복하기 싫지만 지금 같아선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그 개떡같은 한국식당도 감사히 가겠다.

경찰들에게 어디 가는 거냐 물어도 그들은 모른다. 그저 이쪽에서 저쪽으로 이동시키라는 명령만 받은 것이다. 다음 어떤 도시에 퀘타가는 버스나 기차가 있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더니 그 마을도 지나친다. 이거 아무래도 퀘타까지 릴레이를 하려는 게 아닌가 싶다. 버스 타고 갈 거라고 요구해도 안 된다고 한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그렇게 열댓 번의 차를 갈아타고 350km 정도를 달려 또 다른 경찰서에 도착한다.

이곳 경찰서는 너무 열악하다. 대게 씻는 물은 지하수를 퍼 쓰는데 이곳은 옥상 물탱크를 쓰는지 더운 물이 나온다. 샤워를 해도 전혀 개운함이 없다. 저녁인데도 엄청 덥다. 내가 뭐든 불만이 많고 잘 투덜거리는 편이긴 하나 정말 이건 아니다. 내가 너무 더워하니까 한 아저씨가 씨익 웃으며 이 지역이 아시아에서 제일 더운 지역이라 한다. 그걸 지금 자랑이라고... 그 소리 들으니까 더 못 참겠다. 오늘은 어떻게 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