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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10km정도 떨어진 인터넷 카페를 향해 달린다. 다행히 날씨도 맑고 바람도 세지 않아서 자전거 타기가 즐겁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길이 너무 좋지 않아서 너무 흔들리다 보니 머리가 다 아프다. 이곳의 땅은 비포장도 그냥 흙 길이 아니라 두 주먹만한 돌이 사방에 박혀있어 자전거 타기가 쉽지 않다. 포장도로 역시 울퉁불퉁하긴 마찬가지.

그렇게 한 시간을 달려 제일 가까운 인터넷 카페에 도착. 이런 문이 잠겨있다. 하는 수 없이 좀 더 시내로… 두번째 인터넷 카페도 잠겨있다. 세번째은 장사를 안 한다. 결국 울란바토르까지 들어와서야 컴퓨터 앞에 앉는다. 예상은 했지만 인터넷 속도가 너무 느리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접속 속도를 자랑하는 나라에 살다 보니 이런 것도 짜증거리다. 30분이면 끝낼 일을 두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어느 정도 해낸다. 다시 돌아가는 길. 해가 저물기 시작하고 게르에 도착하니 이미 깜깜한 어둠이 짙게 깔려있다.

집이었으면 30분이면 될 일을 왕복 4시간에 인터넷 2시간이 걸려 끝냈다. 해가 짧은 이곳 겨울에 보낸 6시간은 하루의 활동시간과 다름없다. 느림의 미학을 강조하는 경향이 잦아지고 있지만 느림도 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의지가 반영돼야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느림은 그냥 느려터진 것일 뿐이다. 지금 이곳엔 빠름의 미학이 필요하다.C 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