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Plan Korea
Columbia
Scott

전기가 들어와서 하루 종일 동영상 편집을 한다. 등을 기댈 벽이 없어 허리가 아프다. 편집을 하고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일꾼들이 노트북을 에워싼다. 어제 세계지도 하나 펴 놓고 한 시간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즐거워한 사람들이니 노트북은 오죽할까. 재생되는 영상을 보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데 계속 돌려보며 컷팅을 해야 하는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 불편하다.

이곳 일꾼들은 배움이 부족하고 견문이 좁아 우리가 가진 물건들이 죄다 신기한 듯 하다. 가끔씩은 우리가 없을 때 가방을 열어보기도 하는 것 같다. 무얼 가져가는 건 아니지만 기분이 좋을 리 없다. 그런 편견이 생기고 바라보기 시작하니 하나에서 열까지 꼴 보기 싫을 때가 있다. 괜히 밉상인 사람들이 있는데 딱 그 짝이다.

생각해 보면 이들에게는 우리가 그럴지도 모른다. 주인 친구라고 와서 자기들은 일하는데 하루 종일 놀면서 대접받으니 더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으리라 생각된다. 역시 몸의 불편은 마음의 불편을 따라갈 수 없다. 작업이 끝나고 나면 슬슬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 서로가 불편한 곳에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뺄 수는 없다. 우린 또 구르는 돌이 돼야 하기에 더욱 그렇다.C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