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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새벽엔 기분 나쁜 변의가 느껴져 추위를 무릅쓰고 화장실에 갔다. 어제 먹은 물에 이상이 있었나 보다. 이곳의 유일한 가게는 주인 내키는 대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네 번에 한번 꼴로 가게를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가끔은 물이 부족해 이곳 사람들이 먹는 물을 먹어야 하는데 가히 식수라 불리기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이곳 사람들이야 그 물에 적응돼 있겠지만 우리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밥짓고 면 삶고 끓이는 물로만 사용하고 먹는 물은 사 먹었는데 어제는 너무 목이 말라 그냥 막 먹었더니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

배가 아파 뒹굴지 않고 설사 몇 번 해주면 해결되는 상황이라 그리 걱정할 바는 아니지만 여기는 수도 시설이 없어 잘 씻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물론 빨래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 응가를 하는 상황자체가 두려움이다. 방법이라고 해봐야 똥꼬가 헐 정도로 열심히 닦아내는 수 밖에 없다.

이곳 사람들은 그 물을 그냥 먹기도 하지만 보통 차를 끓여 먹는데 차에 소금을 넣고 끓이기 때문에 우리가 먹기 거북하다. 수태차라고 하는 차도 소금을 넣고 끓인 우유다. 소금이 귀했던 내륙이라 흔히 마시는 음료에 소금을 넣고 끓여 먹으면서 염분을 보충했던 관습이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우리에게 필요한 건 깨끗한 식수가 아니라 똥고를 씻을 수 있는 샤워시설이라는 거다.C 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