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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학생들은 게으르다. 덩달아 오랜만에 시원한 곳에서 푹 잤다. 자취하는 애들이라 밖에서 샌드위치를 사왔다. 돈 좀 보태려 해도 받으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조촐한 아침상에 미안해한다. 착한 놈들... C 2-1

이곳에 와서 제일 많이 듣는 얘기가 '주몽' 드라마다. 1년 전쯤에 방영을 했었나 본데 '꼬레'라고 하면 다 주몽이 어쩌고 저쩌고 한다. 문화의 힘은 놀랍다. C 2-4점심때쯤 에어컨이 문제가 생겨 급속히 더워진다. 이 집은 컨테이너 같은 간이 조립식 집이다. C 2-27년 전 이곳에서 진도 7이 넘는 강진이 일어 도시가 파괴됐을 때 일본에서 지어준 것을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저개발국 여러 곳에서 이런 일본의 구호활동과 그들의 국기를 많이 볼 수 있다. C 2-3태극기를 본적은 거의 없다. 당연히 이들은 일본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문화 컨텐츠도 좋지만 잘 보이지 않더라도 이런 구호활동에 힘을 쓸 필요가 있다. 적어도 G20이니 어쩌니 떠들어대려면 말이다.

어쨌든 이런 집이라 에어컨이 고장 나면 끝장나게 더워진다. 다행히 친구들이 지내는 다른 집이 도 있어서 그쪽으로 옮긴다. 처음 이 집을 지을 적부터 있던 것 같은 조리대와 에어컨을 제외하곤 매트리스만 몇 개 널브러져 있는 빈집이다. 난 에어컨만 잘 나오면 어디든 상관없다. 파키스탄 영상과 여행기를 정리하며 하루를 보낸다.

저녁에도 간단하게 난과 오이, 계란 후라이 그리고 내가 원해서 사온 수박으로 식사한다. 근사한 저녁은 아니지만 이들과 같이 뭔가를 공유한다는 느낌이 참 좋다. 날 이곳까지 오게 한 카우치서핑 친구는 화요일에 온다며 그때까지 머물러달라 부탁한다. 나야 뭐 시원하고 씻을 곳만 있다면 며칠 기다리는 거야 문제가 안 된다. 특히 이런 착한 놈들과 함께라면 더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