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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아~ 할 일이 정말 없다. 점심때쯤 또 에어컨이 문제를 일으킨다. 무지 덥다. 한 친구가 와서 점심 대접하겠다고 자기집으로 가잖다. 따라 나선다. 그 친구 집에 가니 이 집의 에어컨은 문제가 없다. 시원한 방에서 나름 준비한 만찬을 대접받는다. 이란도 아침엔 난을 먹고 점심, 저녁은 밥을 먹는단다. 자취생들이라 그 동안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는 난만 줬나 보다. 샐러드에 감자칩에 참치. 오랜만에 먹는 참치가 맛있다. C 4-1근데 이 친구는 영어를 전혀 못한다. 그나마 좀 하던 같은 방 친구가 오지 않아 무슨 벌 받는 사람처럼 침묵 속에서 밥을 먹는다. 괜히 눈 마주치면 씨~익 한번 웃어주는 것 외엔 할 게 없다. 초대한 사람도 초대받은 사람도 모두 고역이다.

밥을 먹고 좀 있다 다시 돌아온다. 에어컨은 여전히 작동불능. 이렇게 더우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아무런 글도, 생각도, 낮잠조차 못잖다. 미치겠다. 괴로운 낮 시간을 보내고 해가 진다.

저녁이 되니 못 보던 친구가 와서 밥을 한다. C 4-2같이 지내는 친구 메이쌈과 보박은 요리를 못해서 요리 잘 하는 친구를 불렀다. 밥을 하는데 물에 적당히 삶고 찬물에 씻고, 양파를 넣고 다시 찐다. 이상한 방법이지만 결국 똑같은 밥이 된다. 찬이 부실해서 그런지 원래 그런지 모르겠지만 맨밥에 소금을 뿌려가며 간을 맞춰 먹는다. 아무래도 이곳에서는 제대로 된 이란의 음식을 엿보기는 힘들 것 같다.

에어컨이 여전히 문제여서 다른 친구 집으로 잠자리를 옮긴다. 이 집엔 네 명이 살고 있다. 이란이 페르시아에서 이어져온 한 뿌리 민족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친구들의 생김이 모두 다르다. 다섯 민족이 주를 이루고 여러 소수민족이 있다고 한다. 동서간 이동의 중심이었던 지역인만큼 여러 민족이 섞였나 보다. C 4-3

모두들 할 말이 없어하다 동영상을 보여달래서 보여준다. 중간 중간 재미있어할 만한 부분만 보여주는데도 두 시간 가까이 걸렸는데 정말 심심했는지 모두들 잘 본다. 놀라웠던 건 유명한 유적지중 타즈마할 말고는 자금성이니, 병마용갱, 앙코르와트 같은 것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나도 언제부터 알게 된 건지 모르겠고, 우리나라 학생도 관심 없으면 모르는 게 정상인 건지 좀 헷갈린다. 세계사 시간에 배운 것 같기도 한데... 모르겠다.

내일 인터넷을 하고 슬슬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 여전히 더위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