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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오늘도 당연히 엄청나게 덥다. 어떻게 이동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처음 계획은 이곳에서 200km 떨어진 '케르만', 거기서 200km 떨어진 '쉬르잔'을 거쳐 다시 400km를 달려 '쉬라즈'로 가려고 했었다. 이란은 유명한 도시인 '쉬라즈', '야즈드', '에스파한', '테헤란' 만 목적을 갖고 방문하려 한다. 쉬라즈까지 한번에 달리기는 힘들 것 같아 중간에 거치게 되는 케르만과 쉬르잔에 카우치서핑 친구에게 연락을 해 뒀다. 근데 여기서 케르만까지 가는 200km 구간은 사막이라 아무것도 없을 뿐더러 위험지역이라 경찰이 가만 냅두지 않을 거라 한다. 이틀 치 물을 싣고 달린다 해도 잠시 쉴 그늘조차 없는 구간을 굳이 무리해서 달릴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을 하던 차에 친구들이 말하길 그 지역이 세계에서 제일 더운 지역이라 하는데 '세계 최고'라는 말의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엄청나게 더운 건 확실하다. 빨리 북쪽으로 올라가는 게 상책이긴 하나 쉬라즈엔 가보고 싶다. 내 마음은 이미 쉬라즈까진 버스로 가는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 빙~ 돌아가야 하기에 아무래도 야즈드도 포기해야 할 것 같다.

버스를 타면 1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니 밤차를 타면 될 것 같은데 우선 쉬라즈에 머물 곳을 구해야 하니 인터넷 카페에 간다. 카우치서핑은 연락을 주고 받으며 연락처를 받아야 하지만 웜샤워는 연락처를 바로 알 수 있다. 쉬라즈에 웜샤워 멤버가 한 명 있어서 전화를 건다. "OK".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밤차를 타기로 결정한다. 쉬라즈도 덥긴 마찬가지겠지만 우선 여길 쉽게 벗어난다고 생각하니 속이 다 후련하다.

집으로 돌아가니 무슨 문제가 있는지 다른 곳으로 옮기자고 한다. 짐을 싸고 나와 도시 반대편 외곽에 있는 학생 기숙사 같은 곳으로 간다. 또 다른 많은 친구들이 날 맞아준다. C 6-1이란에 일년만 있으면 악수하다 손금 없어지겠다. 친구들이 차려준 밥을 먹는다. 그리고 또 모여 앉아서 깔리욘을 피운다. 난 처음 위에 올리는 숯에 각각의 향이 베어있는 줄 알았는데 준비하는 걸 보니 향을 나게 하는 잼 같은 점액질 물질을 연기가 통하는 구명에 깔고 그 위에 숯을 올려 연기에 향이 베게 하는 방법이었다. C 6-2숯도 종류별로 있다는데 오렌지나무 숯이 제일 좋다고 한다. C 6-3단지 숯의 연기를 들이마시는 건데 담배보다 나쁠까 싶은 생각이 든다. 연기는 물을 거쳐서 그런지 대단히 부드러워 처음 피는 사람도 기침을 하거나 하진 않을 것 같다.

영어 못하는 친구들과 뭘 그렇게 노닥거렸는지 어느새 12시가 넘어간다. 씻고 잠자리에 든다. 내일 이곳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