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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버스에서 잠이 깬다. 쉬라즈에 도착했다. C 8-1터미널에서 웜샤워 친구인 에싼에게 전화를 건다. 에싼이 데리러 오기로 해서 담배 한대 피며 기다린다. 잠시 후 에싼이 오고 인사를 한 후 그의 차에 짐을 싣고 집으로 간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쉬라즈의 모습은 특별할 것 없는 도시일 뿐이다. 뭐가 유명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에싼의 집은 크다. 차도 두 대인거보니 부잔가 보다. C 8-2우선 좀 씻고 쉬고 있으니 점심을 준다. 역시 학생들이 주던 밥과는 다르다. 뭐 대단한 게 아니라 집 밥의 느낌. 어디나 집 밥이 최고다. C 8-3C 8-4

에싼도 웜샤워 멤버인 만큼 자전거 여행 경험이 있어 내게 이것저것 묻는다. 유럽 애들은 몇 번 맞았었는데 동쪽에서 온 애는 내가 처음이라며 내가 갖고 있는 자료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또 동영상을 보여준다. 난 그게 좀 지겹다.

부잣집임에도 인터넷이 안 된다. 쉬라즈에 오면 여행기 업데이트를 할 수 있겠지 싶었는데 또 불발이다. 업데이트는 미루더라도 다음 도시에 머물 곳을 구해야 하기에 내일 인터넷 카페에 가 봐야겠다. 인터넷 카페에 가는 것도 귀찮은 일이다.

오늘은 집에서 쉬며 영화도 보고 이런 저런 글도 좀 끄적거린다. 위도 상으론 더 남쪽으로 내려온 셈인데 고도가 높은지 확실히 '밤'보다는 덜 덥다. 이 정도면 자전거 타기 겁나는 기온은 아니다. 그러고 보니 이란에선 아직 자전거를 타 보지도 못했구나. 이란에 들어온 지도 다시 여행을 시작한 지도 꽤 오래된 것 같은데 이란에 들어온 지는 일주일, 다시 여행을 떠난 지는 세 달도 채 안 됐다. 지금 내게 시간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감을 잡을 수 없다. 혼자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느낌은 썩 유쾌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