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즈막이 일어난다. 애들은 아침상을 차리느라 쭈그려 앉아 뭘 하는데 그 모습이 귀엽다. 밥을 차려주면서도 조촐한 밥상에 미안해한다. 이란에서는 '난'이 주식이다. 로띠니 짜빠띠니 난이니 다 똑같은 밀가루 빵이다.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에서는 쌀밥과 같이 먹는데 파키스탄부터는 밥이 보이지 않는다. 파키스탄이나 이란 '난'은 큼직해서 하나도 다 먹기 힘들다. 아침엔 잼이나 치즈를 찍어먹고, 점심, 저녁에는 반찬과 같이 먹는다. 나름 다용도라 할 수 있다.
방에만 있기 답답해서 가끔 나가서 담배를 피우려고 하면 애들이 말린다. 반바지에 민소매 차림이 문제가 된다고 한다. 잠깐 바람 쐬러 나가면서 이 더운 날 긴 옷을 차려 입기가 귀찮아서 밖에 나가지 않게 된다. 점심이 되니 방이 또 더워진다. 날씨가 너무 뜨거워 한낮에는 에어컨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 같다. 그래서 매일 두 세시간은 찜통을 버텨야 한다.
다음에 갈 도시에 카우치서핑 연락을 해 두어야 하는데 호메이니 관련된 무슨 기념일 휴일 기간이라 내일까지는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다고 하니 뭘 할 게 없다. 영화보고 낮잠 자면서 하루를 보낸다.
저녁엔 다른 방 친구가 와서 자기집으로 초대한다. 초대라고 별게 있진 않고 그냥 같이 노닥거리자는 거다. 한 친구가 영어를 좀 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 할 얘기라는 게 그리 많지 않아서 서로 뻘쭘해하다 카드놀이를 한다. 몽골에서 했던 게임과 비슷하다. 나라마다 나름의 카드놀이 법이 있다. 그렇게 한참을 놀다 집으로 돌아온다. 내일까지는 계속 늘어질 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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