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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선 유튜브가 막혀있어 다른 프록시 사이트를 거치거나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한다. 프록시 프로그램을 돌리면 인터넷이 현저히 느려진다. 지금보다 더 느려질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만들어 놓은 동영상 하나 올리는데 10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근데 프록시 프로그램을 통하면 접속 상태가 불안해서 중간에 잘 끊긴다. 처음 대사관에서 인터넷을 했을 때 거기는 차단이 다 풀려있어 오늘 일찍 가서 동영상을 올리려고 했는데 늦잠을 자 버렸다. 그냥 가볍게 자전거만 끌고 나간다.

에어컨이 나오는 집에만 있다 보니 잘 못 느꼈는데 여전히 낮엔 자전거 타기가 덥다. 겁나는 정도는 아니다. 이미 파키스탄에서 엄청난 더위 속에서 페달을 밟아 봤기 때문에 이 정도로는 죽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한참 북쪽에 있는 대사관. 짐도 없는 자전건데 내내 이어지는 오르막길에 숨 넘어간다.

새 여권을 받는다. 한국에서 여권 분실 후 새 여권을 받으면 분실한 여권과 상관없이 새로 10년짜리 여권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오늘 받은 여권은 기존 여권의 만료일이 유지된 여권이다. 7년 4개월짜리 여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듯하다. 꽤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던 출입국 도장이 하나도 남지 않고 깨끗해져서 좀 섭섭하다. 새 비자를 위한 서류를 받는다.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가 봐야겠다. 그것도 여기저기 들려야 하나보다. 에잇 귀찮아.

집으로 돌아온다. 며칠째 시차를 돌리려고 일찍 잠자리에 눕는데 뒤척이다가 더 늦게 자고 더 늦게 일어나고 있다. 이럴 땐 한잔 꺾고 일찍 누우면 한방에 해결되는데... 내일은 오전에 나가야 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테헤란에선 자전거 타고 다니는 게 여간일이 아니어서 밤을 샐까 말까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