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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좀 덜 잔 느낌으로 일어난다. 너무 늦게 자 버릇해서 좀 부족하게 자야 일찍 잠자리에 들 수 있고 내일 일찍 일어날 수 있다.

이제 이 호스텔도 제법 마무리가 돼서 내가 머물고 있는 층에도 가재도구며 냉장고가 들어왔다. 언젠가부터 닭 한 마리 삶아 먹어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매번 기회를 놓치고 있다. 이번에도 남을 만한 돈이 없어 넘어간다. 한국음식이 너무나 그립다.

담배 사러 나가면서 날씨를 체크해보니 모레부터 비 오는 날씨가 되면서 30도 초반으로 떨어진다. 애매하지만 그냥 내일 출발할거다. 이곳의 비는 종일 쏟아지는 게 아니라 조금 살짝 오고 마는 편이라 주행에 방해가 되진 않지만 첫날부터 비를 맞으며 시작하고 싶진 않다.

여기엔 날 파리보다도 작은 모기가 있는데 잡을 수 없을 만큼 잽싸고 물리면 무지 간지럽다. 날이 더워 윗옷을 벗고 있어서 여기저기 많이 물리고 그걸 너무 긁어서 딱지가 졌다. 그래서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간지럽다. 짜증난다.

아르메니아 편 에필로그를 쓰다 지워버린다. 처음에는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나고 여행기에 담기 뭐한 의견들을 써보려고 시작한 건데, 처음에 너무 힘을 줘서 쓸 때마다 부담스럽고 시간 맞춰 억지로 쓰다 보니 바보 같은 글이 나온다. 자전거 타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는데 좀 강조하고 싶은 의견이 떠오르면 에필로그로 써야지 하면서 일기에 적지 않다가 잊어버리곤 한다. 그래서 이제 에필로그는 쓰지 않기로 했다. 뭔가 만들어진 형식에서 벗어나는 게 참 싫은데 어쩔 수 없다. 귀찮다.

어쨌거나 내일 다시 자전거를 탄다. 시작은 1,000m 오르막이다.C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