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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자고 있는 사이에 무랏과 친구들이 왔다. 난 늦게 일어나서 더위에 괴로워한다. 잠시 후 친구들이 오늘은 낮 근무라며 또 다 나간다. 다시 빈집이 됐다. 배가 고파 부엌을 뒤지니 쌀과 밀, 파스타가 있다. 얘네는 밀도 쌀처럼 쪄먹는다. 쌀이 부족해 밀과 섞어 밥을 얹고 가게에 가서 감자를 사와 볶는다. 찬이 없을 땐 감자 볶음이 제일 만만하다.

밥을 먹고 동영상 편집을 한다. 편집을 하고 아답터를 사러 간다. AA 건전지 충전하는 아답터가 자주 말썽이다. 벌써 세 개째 교체하고 있다. 전파사를 찾을 수 없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핸드폰 가게에 들어가서 물어보니 서랍을 뒤져 하나를 꺼내준다. 찾는 게 맞긴 한데 새 거도 아니면서 20리라(약 12,500원)를 달란다. 이런 못된. 그냥 나온다. 내일 더 돌아다녀 봐야겠다.

집에 돌아온다. 더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카카오톡으로 친구에게 말을 거니 곱창에 소주를 먹고 있다며 사진을 찍어 보낸다. 이런 못된. 친구는 지중해에 있는 나를 부러워하고, 나는 곱창에 소주를 먹고 있는 친구를 부러워한다. 원하는 건 항상 저 멀리에 있는 것인가… 인간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는 즐거움을 살피지 못한다. 그런 익숙함을 쉽게 받아들였다면 이렇게 진화하지도 못했겠지. 지금까지의 진화가 바람직했냐 하면 또 다른 문제지만…

밤에도 여전히 덥다. 여긴 주택가라 거리가 한산하다. C 43-1그것만 보면 여기가 유명한 휴양도시인지 알 길이 없다. 나도 내가 지금 그곳에 있는지 알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