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Plan Korea
Columbia
Scott

지금까지 터키에서 묶었던 많은 집엔 침대처럼 펴지는 쇼파가 있었다. 한때 유행을 했던 건지 그런걸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그런 접이용 쇼파에서 잠을 잤다. 어디서든 잘 자지만 그런 침대가 불편한 건 사실이다. 자고 일어나면 허리가 뻐근했었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푹신한 퀸사이즈 침대에서 잤더니 기상 시간이 늦었다. 세수도 하지 않고 바닷가로 간다. C 46-7

해변엔 팬션 별로 비치배드가 놓여있다. C 46-2사람이 거의 없어서 아무데나 빈 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물가로 간다. 흔히 말하는 에메랄드 빛은 잘 들어나지 않는다. 해변을 멋지게 만드는 에메랄드 빛은 낮은 해수면이 길게 이어져야 나타난다. 여긴 경사가 좀 있어 5m 정도만 들어가도 얼굴이 물에 잠긴다. 그래서 겉에서 보면 짙푸른 푸른색 바다지만 물은 여느 훌륭한 바다 못지않게 깨끗하다. C 46-6암벽으로 둘러 쌓인 지형이라 자갈이 많다. C 46-8바람이 많이 불어 물결의 높낮이가 크게 형성된다. 그럴 땐 뒤로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물결에 몸이 들썩거려 재미있다. 그렇게 한동안 물속에 있다 나와 비치배드에 누워 멍 때린다. C 46-4참 좋다. 친구나 연인이 곁에 있으면 더 좋겠지… C 46-5비수기이기도 하지만 여행객이 거의 중년 이상의 연배라 분위기는 차분하다. C 46-3한참을 늘어지다 방갈로로 돌아온다.

빨래를 하고 테라스에 앉아 글을 끄적거린다. C 46-9이런 방갈로 테라스에 앉아 맥주 한잔하며 파트너와 노닥거리는 걸 여행, 아니 인생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친다. 고로 지금은 최고가 아니다. 프나르 아줌마가 와서 잠시 노닥거린다.

가게에 가서 아이란과 내일 아침으로 먹을 빵을 사온다. 저녁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서 메뉴를 보니 한숨만 나온다. 내 처지를 아는 프나르 아줌마가 메뉴에도 없는 5리라(약 3,100원)짜리 밥을 만들어 주겠다고 해서 그렇게 한다. 밥과 빵, 콩, 샐러드를 갖다 준다. C 46-10옆 방에 있는 혼자 여행하는 사진가 아저씨가 동석해 프나르 아줌마와 함께 밥을 먹는다. 이 아저씨는 하루 종일 돌아다닌다. 같이 돌아다닐래 하는 듯한 늬앙스를 풍기길래 딱 잘라 말한다. “난 머물 곳 구하면 무조건 휴식이에요. 다른 건 관심 없어요.” 이 아저씨도 여행을 많이 다녀서 몽골 얘기로 한참 떠든 후 방으로 돌아온다.

아~ 심심해. 혼자 하는 여행이 진짜라고 말하는 사람은 신뢰하지 않기로 했다.